체크포인트 공급사간 총판 채널확보 `신경전`

 세계적인 정보보호솔루션 업체인 체크포인트의 국내 판매업체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부터 체크포인트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해온 싸이버텍홀딩스(대표 김상배)와 지난 6월 체크포인트와 업무제휴를 체결한 세넥스테크놀로지(대표 남궁 종)가 이달부터 채널 확보와 제품공급에 나서면서 본격 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6년간 체크포인트 제품으로 국내 민수 방화벽 시장을 석권해온 싸이버텍홀딩스가 ‘수성’의 입장이라면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시장 확대를 위한 전면 공격에 나서고 있다.  

 ◇현황=지난해부터 체크포인트는 국내 지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싸이버텍홀딩스 외에 별도의 총판업체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시장 점검에 나섰으며 지난 5월 제리 엉거만 체크포인트 사장이 국내에 내한해 세넥스테크놀로지와 파트너사 체결을 확정지었다. 체크포인트는 총판업체들의 지원을 위해 올 하반기까지 국내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이번 계약체결 이후 채널사 확보에 적극 나서 1개월만에 에스큐브, 한컴시큐어, 이직스네트웍스, 해커피아, 모성정보, NNS, 트라이옵스 등 7개사와 채널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5개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달 중에는 적어도 10개 이상의 채널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또한 올 하반기까지 총 30개 채널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에 반해 싸이버텍홀딩스는 그린정보통신, 이글루시큐리티, 대우정보시스템 등 총 20여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실질적인 매출을 내는 채널사는 10여개로 올 하반기까지 실적위주로 채널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올해 기존 방화벽 설치 업체와 신규 중소기업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3월 협력계약을 체결한 기가비트 하드웨어 정보보호장비 업체인 인트루젼의 제품에 체크포인트사 제품을 결합, 기가비트 정보보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방안이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올해 체크포인트사 제품판매로 약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싸이버텍홀딩스는 올해 노키아의 어플라이언스 제품에 체크포인트의 방화벽을 결합한 제품으로만 약 14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우고 있다.

 ◇수익성 차이 ‘이견’=싸이버텍홀딩스는 세넥스테크놀로지가 계획하는 올해 70억원 매출 달성이 크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싸이버텍홀딩스측에 따르면 국내 방화벽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며 지난해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기가비트 방화벽 시장은 넷스크린을 비롯해 국내외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체크포인트 제품의 점유율이 1년새에 80%선에서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올 상반기가 지난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세넥스테크놀로지가 싸이버텍홀딩스의 관련제품 매출의 절반 수준을 달성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싸이버텍홀딩스측은 또한 체크포인트와의 계약시 맺은 등급 차이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싸이버텍홀딩스는 체크포인트의 국내 총판(Premier Distributor)인 반면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총판대우(Premier Partner) 등급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총판대우의 경우 일정기간 동안 매출이 일어나면 총판으로 승격되는 것으로 총판과 역할은 큰 차이가 없으나 제품 수급 금액에 차이가 있어 채널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총판인 싸이버텍홀딩스에 비해 총판대우인 세넥스테크놀로지가 마진폭이 적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세넥스테크놀로지측은 직접판매 파트너(Direct Sales Partner)일 경우는 총판과 수급 금액이 크게는 10% 가량 차이가 있지만 총판 등급일 경우 그 차이가 미비해 수익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기술지원과 영업력=싸이버텍홀딩스는 6년여간 제품을 독점 공급하면서 쌓아온 기술지원력과 영업력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이 부분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으나 체크포인트 제품이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판매에서 크게 영업력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넥스측은 또한 기술지원을 위해 올 상반기에 체크포인트 본사에 직원을 파견해 교육을 받는 등 기본적인 준비는 모두 마쳤으며 앞으로도 임직원은 물론 채널사를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