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년째 `맴맴`
대구시의 전자화폐(디지털 대구카드)사업이 투자유치 지연과 기존 교통카드사업자와의 대립 등으로 서비스 시기가 계속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 전자화폐사업 주관기관인 디지캐시(대표 박녹)는 지난해 5월 K캐시 전자화폐 도입을 결정하고, 대구은행·금융결재원 등과 양해각서(MOU)를 교환, 지난해 말 교통 및 일부 유통분야에서 전자화폐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또 지난해 8월께 대규모 투자유치계약을 체결한 뒤 올들어 전자화폐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투자유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사업추진 현황=당초 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이번 전자화폐사업을 위해 디지캐시는 일부 투자자와 구체적인 물밑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실제로 투자된 자금은 15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월부터 교통·유통분야는 물론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분야와 공공분야 등에 대해 서비스를 시작해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다는 당초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디지캐시측은 현재 대구 개인택시조합과 전자화폐 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 100여대의 단말기를 개인택시에 설치해 시범서비스만 실시하는 실정이다.
◇사업추진 왜 안되나= 관계자들은 사업추진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로 전자화폐 주관기관인 디지캐시와 버스·지하철 등 교통카드를 제공해 온 사업자의 대립을 꼽고 있다.
디지털 대구카드를 본격적으로 보급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많이 활용하는 교통분야 서비스가 필수적인데 기존 사업자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바람에 다른 사업도 사실상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디지캐시는 지난 1월 대구지하철과 대구 및 경북지역 시내버스에 K캐시 기반의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에스원으로부터 150억원(현물 포함) 상당의 투자를 약속받았지만 교통카드사업자와의 협상결렬로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교통카드사업자들은 교통카드 기능을 포함한 전자화폐가 도입되면 기존 교통카드는 존폐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디지캐시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향후 대책=관련업계에서는 우선 교통카드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교통카드사업자가 전자화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향후 전자화폐사업에서 이룬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유연한 협상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당초 계획한 대구 전지역 동시서비스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적용분야와 시기를 투자유치 일정과 투자자금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용운 디지캐시 이사는 “투자유치가 성사단계에 와 있는데 현재 기존 교통카드사업자와의 입장조율이 안돼 서비스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며 “이달 중순까지 협상을 마무리짓고 에스원과의 투자계약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충남: 야심찬 첫발
충청남도가 올 하반기부터 전자화폐(스마트카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충남도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전자화폐 도입과 관련한 주요사항을 협의하고 유관기관·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충청남도전자화폐도입추진협의회’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추진협의회는 이명수 행정부지사를 위원장으로 유관기관 및 업계 대표자 7명, 민간단체 2명, 학계전문가 3명, 도와 시·군 관계자 6명 등 모두 19명이 해당 현안을 수시로 협의, 조정할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충남도는 전자화폐 도입계획 및 주관사업자 선정, 실무전담팀 구성 등의 보고를 통해 향후 3년 동안 총 449억원의 민자를 전자화폐 보급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이에 따라 앞으로 콤비카드 100만장, 유통단말기 3만대, 교통단말기 3000대, PC용 인터넷 단말기 60만대, 충전시스템 2000대, 무인민원발급기(키오스크) 100대, 관리시스템 100대 등을 보급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시내버스와 농어촌버스 등의 교통요금 지불을 카드 한장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민원서류 발급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며 “전자화폐 도입사업이 완료되면 충남도의 디지털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도민들은 일상 생활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