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반기 PDA시장이 무선 PDA 신제품 출시 지연, 무선통신 기능을 갖추지 못한 단독형 제품 몰락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성장한 10만여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후발업체들의 제품출시 지연으로 무선 PDA제품을 보유한 선발업체 4개가 2강 2중의 구도로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과점 현상이 펼쳐졌다.
4일 PDA업체들이 자체 집계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한국HP는 지난 상반기 3만여대를 판매, 내수판매 2만6000대에 그친 제이텔을 누르고 국내 PDA 판매 순위에서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HP는 1분기 판매량이 8000대에 그쳤으나 지난 3월 후속모델인 아이팩3800시리즈가 출시되면서 2분기 판매량이 2만2000대로 증가,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한 3만대를 판매했다. 한국HP는 지난해 판매액으로는 제이텔을 앞섰으나 수량으로도 제이텔을 추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텔은 상반기 내수(2만6000대)·수출(4000대) 합쳐 총 3만대를 판매했다. 전체 내수 판매량 중 1만9000여대가 무선모듈이 탑재된 셀빅XG였으며 셀빅i, 셀빅DX 등 단독형 모델은 7000대에 그쳤다.
제이텔측은 “내수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8% 정도 감소했으나 고가제품인 셀빅XG가 주로 판매되면서 매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30% 증가한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기업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이 분야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HP·제이텔이 2강을 형성했다면 싸이버뱅크·삼성전자 등이 2중을 형성했다. 싸이버뱅크는 상반기에 총 1만7500여대의 PDA를 판매했다. 싸이버뱅크의 주력모델인 PC이폰은 IS95B를 탑재했음에도 경쟁제품 출시의 지연과 다양한 판매기법 등으로 예상 외의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PDA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던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저조한 1만64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상반기에 4만대의 판매목표를 수립했으나 리콜, 운용체계 업그레이드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면서 판매일수 감소, 일반 소비자판매 격감 등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밖에 팜과 카시오페아를 판매했던 세스컴이 자체개발 모델 단종과 취급 제품의 판매부진으로 전년대비 4분의 1 수준인 700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으며 리눅스 PDA인 요피를 출시한 지메이트는 4000여대를 판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는 단독형 제품 몰락, 신제품 출시 지연에 따른 시장성장 부진 등이 겹치면서 시장성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7월부터는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데다 통신사업자들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큰 폭의 성장은 물론 4강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