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관리해온 계열사 물류업무를 하나로 묶거나 물류 전문 자회사로 이관하는 등 물류 체계에 변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LG 등 유통분야 주요 기업들이 계열사의 물류 역량 결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대형할인점과 무점포유통 등 신종 유통산업의 급성장으로 물류업무가 더욱 복잡해지고 물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통합 물류 움직임을 특정 부문의 전체업무를 외부업체가 대행하도록 하는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물류 아웃소싱을 위한 수순으로 통합 물류 조직이나 물류 계열사 등에 물류 업무를 이관하는 과도기 형태의 2자 물류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위주로 진행돼온 물류 구도가 점차 인터넷 기반 개인고객으로 이동하면서 유통업체도 보다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전문 물류시스템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와 롯데제과·롯데칠성 등 제조계열사의 가치창출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협업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그룹사 물류 업무를 롯데로지스틱스로 이관, 통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는 유통산업의 특성상 구매·물류·재고관리·판매에 이르는 전체 프로세스를 효율화할 수 있도록 복잡한 유통 채널과 물류 네트워크를 간소화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첫 단계로 롯데제과 등 명목상 계열사의 물류 업무 담당인력을 롯데로지스틱스로 이동, 배치하는 물리적인 조직 통합에 나섰다.
롯데는 명목상 계열사뿐 아니라 실질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통합 물류정보시스템을 구축, 공급망을 통합 관리하고 계열사 상호간 정보공유를 원활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롯데는 또 물류정보시스템의 운영을 위해 전문 3자물류 전문업체와 협력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LG그룹의 유통계열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LG유통도 LG백화점과 LG슈퍼마켓을 비롯, 편의점인 LG25의 물류업무를 하나로 통합할 방침이다.
LG유통은 물류부문 아래 공급망관리(SCM)팀·물류지원파트·상품정보팀의 3개 실무팀을 구성하고 이제까지 개별적으로 운영해온 물류 업무를 체계화한다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통이 향후 LG홈쇼핑을 포함하는 유통 지주회사 체제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LG유통과 LG홈쇼핑의 물류도 통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구도가 유사한 계열사간 통합 물류를 추진하는 것이 대세”라고 밝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