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산업 파급효과` 보고서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CDMA 기술은 정부의 꾸준한 해외시장 개척과 내수시장 확대에 힘입어 성장기반을 탄탄히 다지면서 세계화를 통한 차세대 경제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연구부는 국내 CDMA 이동통신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성공요인, 향후 발전과제 등을 종합 분석한 ‘CDMA 기술개발 및 산업 성공요인과 향후과제’라는 보고서에서 CDMA산업의 세계화를 통해 또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DMA산업의 발전과정 및 현황=CDMA 기술이 개발되기 이전의 국내 이동통신산업은 외국산 장비를 수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불과했으며 특히 단말기는 모토로라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96년 CDMA 기술의 상용화로 시스템장비 및 단말기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국산 CDMA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80% 수준으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99% 수준까지 도달하는 등 내수시장의 공급구조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게 됐다.

 지난 96년 국내 CDMA 단말기 생산규모는 1조6285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9조81억원으로 6년 동안 생산규모가 5.5배 증가했다. 단말기 생산량은 5281만대로 전세계 생산량의 13.4%를 차지하고 있다. CDMA 장비수출은 지난 96년 23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0년 37억달러, 지난해엔 41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국책사업으로 단말기관련 부품개발사업 42개, 중계기 부품개발사업 6개, 교환기 부품개발사업 5개 등 모두 53개의 부품개발사업에 550억원을 투입, 관련부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98년 40% 수준에 머물던 제품 국산화율도 지난해엔 70% 수준으로 높아졌다.

 ◇CDMA 성공요인=국내 CDMA 기술의 성공 과정을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기술혁신 모델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TRI는 보고서를 통해 기술개발의 성공요인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정부주도, 대형시스템 개발, 기술의 우수성, 기술선택, 개발인력의 노력 등을 꼽았으며 산업적인 성공에는 국내시장 성장, 기업의 제품혁신 노력,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기업의 기술력 강화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술개발 선택시점이 적합하고 CDMA 기술공동체,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기, 세계적인 CDMA 채택국가 확대 등이 기술개발과 산업적인 성공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적 요인보다는 시장과 기업, 정부의 각 요인들이 복합돼 시스템적으로 작용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ETRI 연구진은 판단하고 있다.

 ◇CDMA산업의 향후 과제=현재 이동통신산업은 시장의 포화, 세계적인 경기변동 등의 요인으로 인한 단말기의 수요위축, 제품가격 하락 등의 변화를 겪고 있으며 업계는 상호간 제휴·합병이나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2세대에서 3세대로의 기술개발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과도기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시장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가 CDMA 채택국가를 늘리고 이들 국가간 공동기술개발 등 협력체제를 구축해 ‘CDMA파이’를 키워 시장을 넓혀 나가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ETRI는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특히 정보력 및 마케팅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에 대한 해외시장 정보지원이 절실할 뿐만 아니라 과감한 수출지원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

 더욱이 CDMA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건전한 내수시장 조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모바일 전자정부를 실현하고 전자서명, 전자인증 관련법, 정보보호법, 무선인터넷서비스, 무선 전자상거래 관련법의 제정 및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부품국산화와 국내 CDMA 관련업계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환경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유무선 인터넷 통합환경을 구축하는 데도 정책적인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