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월드컵 가니 블록버스터 오네!

전국을 강타한 월드컵 대축제가 막을 내린 7월의 극장가에 벌써부터 활기가 감돈다. 방학, 휴가와 맞물리면서 그 동안 월드컵으로 인해 소홀해졌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

 6월 마지막주와 7월 1일 공휴일 3일 동안 극장을 찾은 서울 관객수가 무려 50만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그 동안의 소홀함이 미안하기라도 한 듯 극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형국이다.

 7월 극장가는 모든 면에서 올해 영화 최대 기대주의 집합장이라고 할 만하다. 1주일이 멀다하고 블록버스터 대작이 줄줄이 걸려 있다. 3일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Ⅱ’를 시작으로 12일 ‘맨인블랙’, 26일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5일 개봉하는 ‘배드 컴패니’, 한국영화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아유레디’ ‘라이터를 켜라’ 등도 이들 대작의 명성을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화제작이다. 이미 지난달 28일 개봉돼 3일 만에 전국 75만명을 동원한 ‘챔피언’은 7월 외산 대작의 명성을 무색케 할 한국영화 간판주자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블록버스터 ‘빅3’ 대전=‘스타워즈 에피소드Ⅱ-클론의 습격’ ‘맨인블랙Ⅱ’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3편의 영화에 거는 극장가 관심은 대단하다. ‘스타워즈’의 오랜 명성, ‘맨인블랙’의 강한 흡입력,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대한 기대감은 영화팬들이 극장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유인요소가 된다.

 그런 만큼 이들 3편의 자존심 대결도 흥밋거리. 제작비, 주연배우 및 감독, 스토리 등 모든 면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먼저 제작비. ‘맨인블랙Ⅱ’가 2200억원으로 가장 앞선다. 그 다음이 15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스타워즈 에피소드Ⅱ’.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제작비는 1000억원 규모로 앞선 두편에 비하면 저예산(?) 영화에 속한다.

 다음은 감독과 배우. 누가 더랄 것도 없이 모두 당대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Ⅱ’는 흥행의 보증수표 조지 루커스가 감독, 제작, 각본까지 맡은 어드벤처 SF. 내털리 포트먼, 사무엘 잭슨, 이완 맥그리거 등 쟁쟁한 배우의 출연진도 흥밋거리다. 여기에 맞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세계 영화시장의 막강파워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많은 영화팬을 확보하고 있는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작품. ‘맨인블랙Ⅱ’ 역시 인기절정의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가 출연해 버디무비를 연출하며 첫편과 마찬가지로 배리 소넨필드 감독이 총지휘봉을 잡았다.

 이 가운데 ‘스타워즈 에피소드Ⅱ’는 이미 미국에서 개봉 4일 만에 제작비 전액을 회수하는 놀라운 흥행성적을 기록, 한국에서도 그 이전의 부진을 털고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밝혀지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비밀이 흥미롭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 이를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시스템 프리크라임이 갖춰져 있는 2054년 워싱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프리크라임 팀장인 존 앤더튼(톰 크루즈)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미래의 범죄자를 추적해내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앤더튼 자신이 누군가를 살해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예견되고 프리크라임의 모든 시스템은 그를 추격하게 된다.

 ‘맨인블랙Ⅱ’의 스토리 역시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MIB 요원 제이는 케이가 MIB를 떠난 후 많은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지만 그의 빈자리가 크기만 하다. 그러던 중 25년 전 MIB에 당한 복수를 위해 마이크로 우주선이 지구에 침입한다. 콜라캔 크기의 우주선에서 내린 외계 생명체는 여성지 모델 셀리나로 자신을 복제하고 MIB 아지트에 잠입해 복수를 꾀한다.

 

◇한국영화 진수를 보여라=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는 한국영화 주자는 ‘아유레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챔피언’ ‘라이터를 켜라’ 등.

 이 가운데 26일 개봉이 확정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제작기간 14개월, 제작비 100억원 가량이 투입된 최대 화제작. TTL소녀 임은경이 주연을 맡고 장선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동화 속 얼어죽는 성냥팔이 소녀를 10대 취향의 게임 속으로 옮겨놓은 영화다. 불협화음으로 가득한 게임방의 소음이 잦아들 시간, ‘주’는 여전히 모니터 앞을 떠날 줄 모른다. 게임에 빠져 살면서 게임방 아르바이트생 ‘희미’를 짝사랑하는 중국집 배달원 주는 밤 늦은 시간까지 매번 그렇게 게임에 매달리며 희미를 훔쳐보지만 그에겐 게임도 사랑도 만만치가 않다. 어느 늦은 밤 주는 편의점 앞에서 환상처럼 자기 앞에 나타난 성냥팔이 소녀를 만나게 되고 주는 그녀에게서 라이터 하나를 산다. 그녀가 사라져버린 후 그의 손에는 전화번호가 새겨진 라이터 하나가 들려있다. 호기심에 번호를 누르자 “이 게임의 목적은 그녀를 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는 것입니다”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뒤이어 “접속자의 무모함이나 서투름 때문에 영원히 이 세상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충고가 이어진다. 그는 잠깐 망설이지만 곧 이 게임에 접속하게 된다.

 12일 개봉하는 ‘아유레디’도 흥행 기대주다. 국내 최초로 파나비전 HD 고화질 카메라로 촬영된 이 작품은 신인 윤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정학, 김보경, 이종수 등이 출연했다. 테마파크에서 환상의 정글세계로 빨려들어간 이후 살아남기 위해 악몽과 싸워나가는 과정을 팬터지 형식으로 그렸다.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6명의 사람이 우연히 테마파크에서 만나 모험과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남녀노소, 제각각 다른 삶을 살아온 6명이 사파리에서 때아닌 동물들의 습격을 피해 도망쳐 이른 곳은 왠지 수상한 ‘아유레디’관. 그곳에서 그들은 미지의 세계로 빨려들어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몰아치는 예측불허의 사건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 쫓고 쫓기며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던 이 6명의 주인공은 일련의 모든 상황이 제발 잊고 싶었으나 차마 한 순간도 잊을 수 없었던 자신만의 악몽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라이터를 켜라’는 김승우,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액션 코미디. 나이 서른에 부모님 호주머니 돈을 몰래 훔치는 철없는 백수 허봉구. 천성이 착한 그가 예비군 훈련을 받는 날 아침에 갖고 나온 돈은 금세 바닥이 나고 마지막으로 남은 돈 300원은 라이터를 사버렸다. 그러나 막상 담배를 피려고 보닌 라이터가 없다. 화장실에 두고 온 걸 깨닫고 찾아보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문득 아까부터 자꾸 부딪혔던 한 사나이의 얼굴이 스친다. 그는 다름아닌 폼생폼사 건달 보스 양철곤. 라이터를 찾기 위해 급기야 그는 철곤 일당을 찾아 부산행 기차까지 타게 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