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뜨면 우리도 뜬다.’
한국 영화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친구’ ‘킬러들의 수다’ ‘교도소월드컵’ ‘달마야 놀자’ 등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줄줄이 모바일 게임으로 탄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 개봉에 앞서 발매되는 모바일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영화소재 모바일 게임은 ‘해적, 디스코왕 되다(이하 해적)’와 ‘챔피언’ 등 2편. 이들 게임은 영화 개봉일과 거의 동시에 게임이 출시돼 ‘영화가 뜨면 게임도 뜨는’ 모험을 걸고 있다.
더구나 이들 게임은 영화의 주인공인 양동근, 한채영, 유오성 등 스타 캐릭터를 그대로 게임에 사용해 영화의 인기와 거의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해적’은 코믹 리듬 댄스 게임으로 90년대 후반 ‘DDR열풍’을 일으킨 DDR게임의 모바일 게임버전. 양동근, 한채영 등 스타 캐릭터가 리듬에 맞춰 휴대폰 버튼을 클릭하면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춤을 추는 게 이채롭다.
‘챔피언’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권투선수 김득구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작품. 1인칭 시점의 체감형 권투게임으로 영화의 실제 대사와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 영화의 감흥을 이어간다.
이들 게임은 또 스타 캐릭터를 실사 사진으로 재현하거나 캐릭터 다운로드 기능을 삽입, 영화의 인기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다행히 이들의 원작격인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상태. ‘해적’이 개봉 한달만에 120만명의 관객을, ‘챔피언’이 일주일만에 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와 운명을 같이 한 모바일 게임에 일단 희망을 안겨준 셈이다.
실제 모바일 게임 ‘해적’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서비스 10일만에 다운로드수가 1만5000건을 돌파했다. ‘챔피언’은 영화 개봉전부터 하루 평균 2000건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하다 지난주말 영화가 개봉하면서 최고 3000건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영화와 게임이 모두 ‘윈윈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게임의 성공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동안 영화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영화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큰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력배와 스님이 벌이는 족구경기를 게임화한 ‘달마야 놀자’, 악당을 제거하는 슈팅게임 ‘킬러들의 수다’,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액션게임 ‘친구’ 등은 하나같이 영화는 떴지만 게임은 참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는 영화의 인지도를 내세우는 데 급급해 게임의 완성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결과였다.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의 송병준 사장은 “모바일 게임은 유저들이 제목만 보고 게임을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영화의 인지도에 편승해 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영화의 ‘약발’도 한계가 있고 비싼 로열티만 지불하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