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들이 영화관련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산업자본·금융자본에 이어 방송미디어 자본이 영화시장에 유입되면서 국내 영화시장에서 워너·후지TV 등 방송 자본이 영화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이들 방송 3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방송 3사는 최근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규모를 크게 늘리는 것은 물론 계열사를 통해 자체 제작인력을 두고 직접 영화제작에 뛰어 들고 있다. 특히 방송판권 확보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영화시장에 발을 담궈온 이들 업체들은 3∼5년의 장기계획을 갖고 영화산업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영화산업의 메이저 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MBC는 현재 MBC 무한영상투자조합 등 영화펀드를 조성, ‘살인의 추억’ ‘장화홍련’ 등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자회사인 MBC프로덕션을 통해 영화 제작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등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BC는 MBC프로덕션내에 영화기획부를 두고 8월 크랭크인하는 ‘도둑맞곤 못살아’ 등을 제작하는 등 올 한해 제작부문에만 4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MBC프로덕션은 제작편수를 점차 늘려 내년에 3∼4편, 2004년에 7∼10편까지 제작하는 한편 안정적인 배급을 위해 2∼3년내로 영화 배급및 극장사업도 함께 추진해 영화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KBS와 SBS는 자본 부분 투자형식으로 영화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공동제작이나 기획 및 제공업체로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토요명화 등의 영화 방송판권을 확보차원에서 일부 영화에 투자해온 KBS는 KBS미디어를 통해 올해 10여편의 영화 제작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 KBS미디어는 올해 ‘일단 뛰어’ ‘4발가락’ ‘해적 디스코왕 되다’ ‘챔피언’ 등 개봉작과 개봉 예정작인 ‘해안선’ ‘연애소설’ 등에 자본을 투자했으며 하반기에도 5편의 영화에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KBS미디어측은 내년부터 영화 공동제작은 물론 캐릭터 등 영화 부가사업까지 함께 추진하는 등 영화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SBS는 MVP투자조합 펀드 2호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SBS프로덕션 콘텐츠 운용팀에서 영화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BS프로덕션은 지난해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등 8편의 영화에 15억원 가량을 투자했으나 올해 이보다 크게 늘어난 3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BS는 시네마서비스와 제휴, 올 상반기 ‘공공의 적’ ‘피도 눈물도 없이’ ‘취화선’ ‘재밌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 ‘8.15특사’ 등에 투자했으며 하반기에도 4∼5편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SBS는 내년에 자본 투자뿐만 아니라 기획이나 자금유치, 제작자 섭외 등에 이르는 영화 제공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며 저예산 HD영화의 경우 자체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