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업계가 그간 백화점이 독주해 왔던 강남상권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리빙프라자, LG전자 하이프라자를 비롯한 가전대리점과 양판점들이 올들어 속속 강남지역에 신규 점포를 개설하거나 매장을 재단장하면서 강남상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 강남지역 상권은 가전유통업체들에 ‘보기 좋은 떡’에 불과했다. 소비 성향이 높은 고소득층이 집중 분포돼 있지만 땅값이나 임대료가 워낙 비싸 신규 점포를 오픈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들 고소득 계층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가장 선호하는 곳이 백화점이다보니 신규 점포보다는 백화점 가전매장내 자사제품의 매출확대에 노력해왔다.
실제로 강남지역 가전시장의 경우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양분 구도에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새로 들어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첨단, 고급, 대형’으로 대변되는 디지털가전의 보급과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최대 수요처인 강남지역과 고소득층을 겨냥한 마케팅활동에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리빙프라자는 이달말 강남 뱅뱅사거리 인근에 리빙프라자 서초점을 새로 오픈한다.
삼성 가전대리점의 경우 현재 강남지역에 리빙프라자 선릉점와 대리점 은마유통이 영업중이다. 단 2개의 매장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강남 은마아파트 부근에 위치한 은마유통 대리점의 경우 올들어 월 15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면서 삼성 대리점 중 가장 고액의 매출을 올리는 넘버원 대리점으로 자리잡았다.
주로 PDP TV 등 고가 디지털 제품군의 판매가 활발하고 최근에는 매장 개선작업을 통해 홈시어터 코너 등 첨단 디지털 시연장을 마련, 매장효율도 높여가고 있다.
LG전자 하이프라자는 올들어 논현점을 새로 오픈해 강남지역에 총 4개의 하이프라자를 보유하게 됐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 등 양판점 역시 올들어 강남지역 상권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강남상권 공략을 위해 지난 2월과 6월 각각 신흥점과 고덕점을 새로 오픈했다. 170평 규모인 이들 매장은 지역 땅값 및 임대료 등에 비춰 수십억원의 오픈비용이 소요돼 하이마트의 강남지역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전자랜드21은 지난 4월 ‘디지털팰리스’라는 가전 명품관을 오픈, 강남지역 공략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형과 디지털 제품이 혼재된 매장과 달리 고급 디지털가전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며 올해말까지 10여개의 신규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가전유통업체들은 부지확보 및 입점가능한 건물만 나오면 언제라도 강남지역에 신규점포를 개설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앞으로 강남지역 및 고소득층을 잡기 위한 유통업체의 상권쟁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