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이 지난 2월에 이어 또다시 유찰됐다. 이에 따라 파워콤 지분매각은 수의계약에 의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강동석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데이콤과 하나로통신 컨소시엄 등의 응찰가격이 예정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납입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에 대해 유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이와 함께 “열흘 이내 예정가격·납입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입찰에 들어갈지 아니면 수의계약을 해서라도 민영화를 빨리 추진할지 등 향후 매각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의계약도 예정가를 하회할 수는 없는 만큼 현재로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응찰가격이 주당 2만원이 안됐다”고 밝혀 이번 예정가격이 2만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결정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파워콤을 시장에 먼저 직상장하는 방안에 대해 “상장 요건이 안된다”고 못박고 “매각시기를 국내 증시상황과 정보통신업계 전망 등을 감안하겠지만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워콤 입찰에는 데이콤 컨소시엄, 하나로통신 컨소시엄, 두루넷 등 3곳이 응찰했다.
데이콤의 남영우 부사장은 “유찰 배경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들은 바 없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재입찰이든 수의계약이든 진행되는 일정에 충실하겠다는 것이 데이콤의 입장”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나로통신의 두원수 이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해왔지만 지난 2월 1차 입찰에 이어 또다시 유찰 결정이 내려져 아쉽다”면서도 “AIG·EMP 등의 외국계 투자사와 협의해 재입찰이든 수의계약이든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산자부 등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감안하면 이번 유찰 결정이 수의계약으로 가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면서 “수의계약의 경우 이번 입찰 때보다 가격이 훨씬 더 큰 폭으로 내려갈 수 있어 이를 강행할 경우 국부유출 논쟁 등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으로 전망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박승정기자 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