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현행 국제은행간결제망(SWIFT)을 대체할 인터넷 기반의 결제 네트워크를 연내 도입한다. 이어 내년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국내외 금융기관간 결제 환경에도 인터넷 시대가 본격 개막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SWIFT기구 관계자들은 금융권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갖고, 국내 금융기관들이 준수해야 할 인터넷 전환일정을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기존 폐쇄형 전용망(X.25) 기반의 SWIFT를 단계적으로 인터넷(SWIFT넷)으로 개편하고 연말까지 접속장비와 금융결제용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또 내년 4월부터 오는 2004년까지는 현행 전용선 방식의 SWIFT와 SWIFT넷을 동시에 쓰면서 당분간 과도적인 운용체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2005년부터는 전용선 방식의 SWFT가 완전 폐쇄될 계획이어서 인터넷기반의 SWIFT넷은 조만간 국제금융결제 환경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터넷 기반의 SWIFT넷이 전세계적으로 상용화하는 2004년 이후에도 전용망을 사용하는 은행들에는 이용요금에 일종의 패널티(추가비용)를 부과할 계획이어서 전환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SWIFT기구가 이처럼 인터넷 전환을 서두르는 까닭은 SWIFT넷이 기존 X.25망에 비해 운영비용이 저렴하고 양방향 실시간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며, 해외 지불·보안·무역거래 분야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주 이용층인 은행들로서도 점차 인터넷 전환에 따른 이득이 적지않을 것”이라며 “전자상거래·전자무역 등 국경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WIFT기구 측은 앞으로 SWIFT넷으로의 전환과 함께 전자무역 금융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화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SWIFT기구측은 SWIFT넷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맞춰 기존 금융기관 외에도 일반 기업체 등으로 이용층을 확대할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73년 브뤼셀에서 출범한 SWIFT(Society for the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현재 세계 197개국 7000여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국제은행간 결제망이자, 비영리 운영기구를 통칭하는 말로서 현재 국별로 인터넷 전환 일정을 부여해 단계적으로 전환작업을 진행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