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공군의 유선 전화망과 인터넷망이 국내 기술에 의해 모바일 환경으로 순차적 개편된다.
미 공군의 ‘통신망 현대화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이 추진하게 될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주둔 미 공군부대 가운데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공군 태평양 사령부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전세계 미 공군기지 및 육·해군 기지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에 따른 국내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전문업체 일렉트로피아(대표 이충화)는 8일 주한 미 공군 통신대와 미8군 오산 공군 51비행대 영내의 무선 전화망 및 무선 LAN 설치에 최종 합의하고 컨설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공동으로 가동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이달 안에 51비행대의 구내 무선전화서비스 및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도출하고 영내 기지국을 세우는 방안도 마련했다. 미8군 영내에는 현재 SK텔레콤이 51비행대에 설치한 017 이동통신서비스 기지국이 유일하지만 한국군 공군작전사령부 관할지역이어서 한반도에 미군 대상으로 서비스되는 기지국은 사실상 전무하다.
더욱이 미8군의 통신인프라는 지난 60년대 유선망 설치 이후 이렇다할 투자가 없었던 관계로 매우 열악한 환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공군과 일렉트로피아는 오산지역에 주둔하는 5000여명의 군인과 군속·군무원·한국인근로자·군인가족 등을 포함한 2만여명을 대상으로 구내 무선통신서비스망을 구축한다. 일렉트로피아 측은 또 이 서비스망을 오산에 이어 순차적으로 서울·평택·부산·군산·광주·원주·진해 등 미8군 기지 전역에 확대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피아는 이와 함께 자사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활용해 미군과 미군가족 대상의 모바일 전자상거래도 실시하기로 했다. 일렉트로피아는 특히 이 사업이 오산지역 이외로 확대되는 시점에서는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과의 협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해당업체들과의 컨소시엄 구축방안을 협의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미8군 영내의 개인휴대단말기(PDA) 판매 및 대여 사업자로 선정된 일렉트로피아는 무선통신망과 전자상거래를 결합한 모바일 전자상거래서비스를 오는 11월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 공군 통신대 크리스토퍼 D 커츠 중령은 “군 작전 통신망을 제외한 사설통신망이 이번 사업의 적용대상이며 이미 태평양 공군사령부측으로부터 사업추진 허가서도 받아놓았다”며 “군인 1인당 0.3대에 불과한 육군의 유선통신 환경도 무선으로 바꾼다는 것이 태평양 사령부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충화 일렉트로피아 사장은 “이번 사업은 망사업자가 아닌 솔루션사업자로 주한미군의 진입 장벽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면서 “통신인프라를 모바일 환경으로 바꾸면 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전자상거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