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게임업체들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는 등 물량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엔씨소프트·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CEK) 등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최근 신작을 출시하면서 홍보 및 마케팅 비용으로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을 책정하는 등 평균 수십억원대의 거금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이같은 대규모 예산을 바탕으로 게임출시에 맞춰 TV 및 신문광고, 거리 이벤트 등 각종 판촉행사를 잇따라 펼치는가 하면 수십만장에 달하는 게임 초도물량을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내는 이른바 ‘싹쓸이 마케팅’으로 시장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영화배급사들이 대작 개봉에 맞춰 수십억원대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뒤 전국 100여개 이상의 개봉관에서 일제히 영화상영에 돌입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마케팅 기법과 매우 흡사해 주목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게임시장이 날로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규모의 마케팅을 집행할 자금적 여력이 충분한 메이저 업체들이 속속 탄생했기 때문이다.
게임배급업체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지난주 PC게임 ‘워크래프트3’를 출시하면서 홍보 및 마케팅 비용으로 이전 ‘디아블로2’ 등 대작 게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0억∼5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 회사는 워크래프트3 초도물량 30만장이 전국 도소매점에서 이번주께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이르면 다음주께 10만장 이상의 추가물량을 시장에 유통시킨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오는 20일 공개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는 온라인게임 ‘에버퀘스트’ 한글버전의 초기 홍보 및 마케팅 비용으로 2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이달초부터 홍보용 포스터를 선거벽보 형식으로 제작해 거리 곳곳에 붙이는 등 이색 마케팅을 속속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SCEK(대표 윤여을)는 지난 2월 가정용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출시하면서 게임업체로는 드물게 TV광고를 제작하는 등 올 연말까지 100억원에 달하는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계획이고,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도 신작 온라인게임 및 PC게임에 10억원 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몇몇 메이저 업체들이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중소 게임업체들의 마케팅 효과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등 입지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게임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류현정기자 dre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