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메모리 품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 등의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통시장에서 때아닌 메모리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등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이후 아시아 현물시장을 비롯한 국내외 시장에서 D램 가격이 대폭 인상되면서 용산, 테크노마트 등의 집단상가에서는 범용 제품인 256MB DDR 모듈의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등 급작스런 가격상승에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용산 등지에서 거래되는 PC2100 규격의 삼성전자 256MB DDR SD램 모듈 가격은 지난주 평균가 6만원에서 1만9000원이나 상승한 7만9000원대까지 급등했다. 또 PC2100 규격의 128 DDR SD램도 지난주 평균가 2만9000원에서 7000원 가량 오른 3만6000에 거래되는 등 DDR SD램 모듈의 가격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은 현재 중견 및 조립PC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주력제품으로 5일 이후 유통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메모리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좀처럼 풀지 않고 있으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일부 사람이 메모리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에 따라 일시적 구득난이 빚어지고 있지만 국내 PC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공급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금세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자 그동안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의 메모리 대리점들도 가격 동향과 물동량 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삼성, 마이크론 등의 제조사들이 하반기부터는 유통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을 축소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대리점들은 재고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불안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대리점의 관계자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대만 등지의 메모리 모듈업체에 제공하는 부품 공급가격을 지난 5일 이후 일제히 인상하면서 아시아 현물가격이 급반등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7월부터 삼성전자가 대리점에 공급하는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당분간 수급상황이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유통시장 관계자들은 하반기 메모리 수요에 대한 전망이 아직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 여부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의 공급정책에 따라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