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요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분야 투자는 1조3000억원 규모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통신사업자의 극심한 투자 위축으로 인한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불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KT와 하나로통신·SK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의 하반기 투자계획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하반기에 무선랜사업 확대, 전송망 고도화 등을 위해 네트워크 분야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장비구매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KT와 데이콤은 지난 상반기 중 각각 연초 계획했던 네트워크 분야 투자예산의 51%와 70%를 집행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무선랜 등 신규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추가예산을 편성,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시장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트워크장비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대표 이상철)는 올 상반기동안 네트워크 분야에 1조2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1조억원의 추가투자를 실시, 연초 계획했던 2조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는 전반적인 IT투자 축소분위기에 민영화 작업까지 겹쳐 국내 최대 통신장비 구매업체인 KT가 연초 계획보다 네트워크 분야의 투자를 크게 줄일 것이란 업계의 예측과 크게 다른 것으로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투자예산 6000억원 가운데 약 90%를 네트워크 부문에 투자할 계획인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지난 상반기에 3900억원을 네트워크 분야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상반기 중 서비스가입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망 진화작업의 일환으로 시내전송망 업그레이드와 메트로DWDM 장비 등에 투자를 집중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QoS 보장을 위해 망의 안정성 확보와 품질개선 작업에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은 아직까지 네트워크 분야에 예산을 추가 편성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상반기 투자가 이미 연간 목표액의 70% 이상을 넘어선 상태여서 하반기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나고 이로 인해 전체 투자규모가 연초 예상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이콤(대표 박운서)은 올해 전체 1800억원의 투자예산 중 1000억원을 네트워크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에만 7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서울∼대전∼부산간, 서울 시내 구간 등에 메트로 DWDM장비를 도입, 기간전송망 개선작업을 펼쳤다. 하반기에도 전국 시외·내 기간망의 주요 구간 전송용량을 증설하는 광대역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데이콤은 특히 하반기에는 인터넷 회선을 중심으로 가입자망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상반기 투자액이 네트워크 부문 연간예산의 70%를 넘어선 만큼 상황에 따라 추가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올해 전송망 분야에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EVDO 및 WCDMA서비스 도입에 따른 고속 무선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전송망 진화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상반기동안 전송망고도화 분야에 투자가 별로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올 초 편성된 1000억원의 예산을 하반기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네트워크장비 구매에 38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파워콤(대표 서사현)은 상반기에 19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짐에 따라 하반기에는 나머지 190억원 어치의 장비구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분야 투자계획은 연초 편성한 투자금액과 비슷하거나 다소 늘어난 것으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축소로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란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일정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연초 통신사업자들이 수립한 네트워크 투자계획이 지난해보다 20∼30% 줄어든 상태인 만큼 하반기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도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에는 역부족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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