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P 독자브랜드 시대 개막

 국내 MP3플레이어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 시대를 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탈웨이·거원시스템·엠피맨닷컴·현원 등 주요 MP3플레이어업체가 올들어 수익이 크게 떨어지는 OEM 비중을 줄이고 미국·일본·중국 등 세계 시장에서 자가 브랜드의 비중을 높이면서 메이저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디지탈웨이(대표 우중구 http://www.digitalway.co.kr)는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30%에 머물던 자가 브랜드 비중을 올해 들어서 7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까지 10여개에 이르던 OEM 파트너 수도 올들어 삼성전자·LG전자·이디지털 등 3개사로 줄어들었다. 대신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의 독자 브랜드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러시아 등 유럽시장도 새로 개척했다.

 우중구 디지탈웨이 사장은 “OEM 비중을 줄이고 자가 브랜드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세련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서 디지탈웨이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NEC의 OEM 파트너로 홍콩·대만·중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거원시스템(대표 박남규 http://www.cowon.com)도 하반기에 MP3플레이어의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에 독자 브랜드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법인을 통해 이미 시장조사를 마친 상태며 제품 출시 시기만 남겨놓고 있다.

 박남규 거원시스템 사장은 “사업초기 해외시장 경험이 없어 OEM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대만 등 중화권 업체들이 MP3플레이어 OEM에 나서면서 이제는 자체 브랜드를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며 “현재 대부분 OEM에 의존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자가 브랜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원(대표 송오식 http://www.hyunwon.com)은 지난해까지 수출물량의 70% 이상을 OEM에 의존했지만 올해부터 미국·일본·중국 등에 OEM 모델로 수출하는 신제품을 자가 브랜드로도 함께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집계 결과 수출물량의 절반 정도를 독자 브랜드로 판매한 것이다.

 이상욱 현원 상무는 “당분간은 OEM, 독자 브랜드 가리지 않고 판매량을 올리는 게 급선무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익 등을 고려해 독자 브랜드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엠피맨닷컴(대표 문광수 http://www.mpman.com)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시장에서 자가 브랜드와 OEM 비중을 6대 4 정도로 유지하고 있으며 올들어 한때 독자 브랜드 비중이 80%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