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릴로&스티치’가 여름방학에 맞춰 오는 19일 국내에 개봉된다.
‘릴로&스티치’는 월트디즈니가 21세기 어린이들의 구미에 맞춰 기존 색깔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롭게 그려낸 작품. 그래서 월트디즈니의 대표작인 ‘미키마우스’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어린 소녀인 릴로와 말썽꾸러기 외계인인 스티치의 우연한 만남을 그린 코믹물.
주인공 릴로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을 보며 “저에게 천사 같은 친구를 하나 보내주세요”라고 기도를 한다. 그 순간 은하계에서 누군가가 내려온다. 디즈니의 기존 작품들을 떠올린다면 멋진 또는 아름다운 천사가 내려올 것으로 상상할 수 있겠지만 막상 내려온 존재는 보기에도 너무 추악스러운 외계인 스티치다.
스티치는 철저하게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된 아주 특별한 존재다. 먼저 태생부터 매우 특이하다. 투로행성의 괴짜 천재 과학자가 불법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 하지만 불법조작 덕분인지 스티치는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두뇌회전이 슈퍼컴퓨터보다 빠르고 어둠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으며 또한 자신의 몸무게보다 3000배나 무거운 물체를 가뿐히 들어올린다. 특히 불사신(?)으로서 총알을 맞거나 또는 초강력 화력에도 거뜬히 견딜 수 있다.
이런 스티치는 나쁜 본능을 하나 갖고 있다. 바로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파괴하는 파괴본능. 이는 스티치를 두려움과 적대의 상대로 보게 만든다. 결국 투로행성의 총사령관은 그를 외딴 사막 행성으로 격리시키려 한다. 하지만 스티치는 방어망을 뚫고 도망쳤으며 그런 과정 속에 불시착한 곳이 바로 릴로가 사는 지구다.
스토리만 듣는다면 다소 평이한 단순 코믹물로 볼 수 있지만 사실 작품 내면에는 친구 그리고 가족간의 ‘우정’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런 역할에 음악이 특히 큰 역할을 맡는다. 록앤롤의 황제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버닝러브’ 등 명곡들을 미국과 스웨덴의 유명 팝가수들이 작품의 분위기에 맞춰 불렀다. 또 영화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상 음악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알란 실베스트리가 하와이 훌라 댄스곡 연주가인 마크킬리어 호오말루와 공동으로 노래를 만들어 삽입했다. 또 목소리 연기는 100대 1이라는 공개경쟁을 거쳤다.
2D+3D인 그래픽도 훌륭하다는 평. 특히 월트디즈니 플로리다 스튜디오의 3D컴퓨터그래픽팀은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소형우주선, 광선총, 서핑보드 등을 특별히 제작해 만들어냈다. 또한 시각효과팀은 현실과 구별이 안될 정도로 아주 리얼한 수중 시각효과 장면을 만들었다.
이미 개봉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오는 8월중 개봉예정인 폭스의 ‘아이스에이지’에 비해서는 다소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지만 월트디즈니의 기대만큼 충분한 매력요소가 다분히 잠재해 있다. ‘센과 치히로…’와 ‘스피릿’으로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는 여름 극장가에서 이 작품이 어느 정도의 관객을 동원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