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터넷 이용체계인 그리드(Grid)의 기술개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국제 행사인 ‘그리드 포럼 코리아 2002(GFK2)’ 워크숍이 1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1층 대연회장에서 개막된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주관해 전자신문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12일까지 이틀 동안 다양한 주제발표와 자유토론으로 진행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그리드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 그리드 구축 및 응용연구 경험을 교환하고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행사 첫째 날에는 호주 멜버른 대학의 라지쿠마르 부야 박사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고성능컴퓨팅센터의 에드가 가브리엘 박사가 서비스 지향의 그리드 컴퓨팅을 위한 툴킷들과 그리드 환경에서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에 대해 각각 발표한다.
이어 둘째 날에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국가 N*Grid 프로젝트 및 그리드 미들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31개 프로젝트 책임자·연구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개발현황 발표와 24개 워킹그룹의 회의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10월 창립된 그리드 포럼 코리아는 학계·산업계·출연연을 망라한 241개 기관의 관계자 8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리드네트워크·미들웨어·응용프로젝트 등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이에 앞서 국제 그리드 학회 중 하나인 ‘제2회 PRAGMA(Pacific Rim Applications and Grid Middleware Assembly) 워크숍’이 10일부터 1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PRAGMA 워크숍에서는 국내외 논문 30편이 발표되며 국가 그리드 사업의 연구결과 소개와 아시아태평양지역 60명의 전문가들간에 협력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 주요 발표자와 발표내용을 간추렸다.
※그리드(Grid)란 : 그리드는 격자를 의미하는 말로 지리적으로 분산된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베이스를 긴밀하게 엮는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그리드는 여러 곳에 분포돼 있는 고성능의 컴퓨터, 대규모의 저장장치, 고가의 장비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각 자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개념의 정보 서비스다. 또한 원격에 있는 연구자들이 지리적으로 분산돼 있는 자원들을 이용해 협업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초과학과 산업기술 연구의 필수적인 고속연산, 대량의 데이터 처리, 첨단 장비 등을 상호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협업 연구나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드 포럼 코리아 2002 워크숍】
◆<기조연설- ‘그리드 서비스에 있어서의 그리드 운영 센터의 역할과 지원구조’ 미국 TransPAC연구소 제임스 윌리엄스(James williams) 박사>
그리드 연구의 최종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그리드 서비스에 있어서의 운영 센터의 역할과 지원구조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드 연구가 완료돼 현재의 인터넷과 같은 일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운영 센터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따라서 성공적인 운영 센터의 지원구조와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현재 구축되고 있는 시범 그리드에서 부터 운영 센터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
운영 센터의 지원구조는 그리드에 연결된 가용자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인프라와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인프라로 나뉜다.
◆<국가 그리드(N*Grid) 연구 - 건국대 정갑주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이윤섭 교수, 서울대 우남윤·염헌영 교수>
정갑주 건국대 교수는 서로 다른 기종의 컴퓨터 자원들이 연결돼 있는 그리드 환경을 위한 새로운 병렬 기법을 소개한다. 정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LINDA 병렬 프로그래밍 기법을 확장한 SRLINDA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가상공유메모리의 구현을 통해 병렬알고리듬의 신뢰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복잡한 계산 화학 문제의 해결과 새로운 나노 소재의 연구를 위해 국내 여러 기관에 산재돼 있는 컴퓨터들을 활용한 결과를 발표한다. 이 교수는 이를 활용하면 기존의 단일 컴퓨터에서는 계산이 거의 불가능한 복잡한 구조를 가진 나노 소재 등의 성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밝혀내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우남윤·염헌영 교수팀의 경우 그리드 환경에서의 고신뢰성 보장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고신뢰성이란 사용중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도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시스템만으로 계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그리드 환경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는 또 분산·병렬 처리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MPI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고신뢰성 서비스의 제공 방법과 실제 구현상의 문제점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된다.
◆<국내 그리드 네트워크 연구 사례- 한국전산원 이영로 부장, 성균관대 안성진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황일선 실장>
이영로 한국전산원 부장은 국내외에 구축돼 있는 다양한 연구망들의 구성과 역할 그리고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소개한다. 안성진 성균관대 교수와 황일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실장은 국가 그리드 운영 센터(NOC)의 역할과 관련된 네트워크 연구 기술에 대해 발표한다.
국가 그리드 운영 센터는 국내 그리드 인프라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즉, 그리드 인프라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인터넷망의 종류와 상관없이 국가 그리드 운영 센터를 통해 그리드 자원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원활한 그리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대역폭의 관리, 보안 수준의 유지, 네트워크 모니터링 등의 기술이 중요하다.
황일선 실장 등은 이러한 기술들이 국가 그리드 운영 센터에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드 미들웨어 연구-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윤찬현 교수>
국가 그리드 기반의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필요한 핵심인 미들웨어 기술을 오는 2004년까지 79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전담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그리드 인프라 미들웨어 △그리드 응용 미들웨어 △그리드 사용자 서비스 미들웨어 등을 개발하게 된다. 이와 관련, 그리드 미들웨어의 시장표준(de facto standard)인 글러버스(Globus) 툴킷보다 2배 이상 성능이 개선된 그리드 미들웨어 툴킷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의 윤찬현 교수는 정보통신대학교 및 경희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팀의 그리드 미들웨어 연구 사례를 발표한다. 이들 연구팀에서는 적응형 자원 할당 정책, 이동 환경에서의 미들웨어 그리고 거대 그리드 환경에서의 효율적인 참조 알고리듬 등 고성능 미들웨어 개발을 위한 주제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소개하게 된다.
자원 할당 문제는 그리드 환경에서 수행되는 다양한 응용 연구들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주제며 성공적인 자원관리를 위해서는 환경에 따라서 변화하는 적응형 할당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윤찬현 교수 연구팀의 의견이다.
여기서는 라우팅의 불안정성에 따른 적응형 스케줄링 방법과 인공심장모델 응용 연구에서의 적용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게 된다.
◆<산업체의 그리드 연구 사례>
그리드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대학이나 정부연구소 등에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졌으며, IBM·마이크로소프트·선마이크로시스템스·HP 등 외국의 주요 IT업체들은 이미 그리드 연구를 경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IBM·크레이(Cray)·플랫폼컴퓨팅(Platform Computing)·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해외 기업들은 그리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 전략과 그리드 관련 제품 및 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한다.
크레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에서 구축된 크레이의 바이오그리드를, 플랫폼컴퓨팅는 자사의 그리드 솔루션을 중심으로 제공하는 기능들에 대해 각각 소개한다. IBM은 그리드 연구의 새로운 표준으로 제안된 오픈그리드서비스아키텍처(OGSA)를 중심으로 자사의 관점에서 본 그리드의 비전과 연구 전략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자사의 선그리드엔진(SGE)·Jxta·자바(JAVA) 등이 그리드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발표한다.
◆제2회 PRAGMA 워크숍
10일 개막된 제2회 PRAGMA 워크숍은 미국 샌디에이고 슈퍼컴퓨터 센터(SDSC)의 소장인 프랜 버먼(Fran Berman)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조영화 원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PRAGMA 학회의 중심이 그리드의 응용인 만큼 그동안 학회에서는 원격과학(telescience), 고에너지 물리학(HEP) 데이터 그리드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응용연구가 논의돼왔으나 이번 학회에서 가장 많이 논의 된 주제는 단연 그리드에 기반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다.
이는 생물정보학의 중요성이 광범위하게 인식되고 있는데다 PRAGMA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SDSC, 싱가포르의 BII(BioInformatics Institute) 등이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국립싱가포르대학(NUS)의 틴 위 탄 교수는 미국·태국·일본·호주의 자원들을 연동해 아태지역에 생물정보학 분석을 위한 ‘ApBioGrid’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일본 쓰쿠바대학의 마쓰히사 사토 박사와 호주 멜버른대학의 뷰야 교수는 계산자원들을 그리드로 연동해 신약개발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드 환경을 이용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5T 즉, 생명기술(BT)·나노기술(NT)·환경기술(ET)·우주항공기술(ST)·전통제조산업기술(TT) 분야의 거대문제를 해석하고, 그 결과를 연구 현장에 적용해 신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연구기반을 조성하려는 국가그리드 구축사업(연구책임자 이상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을 수행하고 있는 국내 그리드 연구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노경태 숭실대 교수는 그리드에 기반한 생물정보학에 관한 발표에서 대량의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를 확인하고 처리 및 가공을 위해 각 연구기관의 서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효율적인 연구분담과 연구결과의 통합을 이루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이러한 시스템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분석 리소스들의 체계적인 연결과 프로세스 연구를 통해 통합검색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유전체 게놈 분석이 끝난 오거니즘(organism)을 대상으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노 교수는 또 개발·구축된 모델의 데이터베이스들을 국내의 유전체 연구자들에게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검색 시스템과 포탈 사이트를 구축·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권장혁 KAIST 교수는 그리드 기반의 수치풍동에 대해 발표했다. 풍동이란 항공기 등의 성능을 측정하는 데 쓰이는 고가의 실험장치다. 권 교수는 대규모의 계산자원 들을 모아 매우 복잡한 물체를 가상현실에서 수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고성능의 가상풍동을 그리드 환경에서 구축하고 이를 이용해 복잡한 항공기나 위성 발사체 등의 모양을 최적화하는 등의 거대문제를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 이러한 시설을 웹을 통한 효과적인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어 손동철 경북대 교수는 ‘고에너지 물리학(HEP) 데이터 그리드’란 주제발표를 통해 유럽 CERN에 있는 고에너지 물리학의 실험 데이터 저장소와 한국의 데이터 저장소간에 급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해외 센터들과 한국의 저장소를 초고속망으로 연결하고, 국내의 고에너지 물리 연구기관들을 선도망 등을 활용해 연결하는 것을 제안했다. 손 교수는 또 데이터 저장소에는 데이터의 분석을 위해 1000대 이상의 PC 시스템과 데이터의 저장을 위해 페타바이트(PetaByte)급의 디스크서버와 페타바이트급의 HPSS 시스템을 각각 구축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클러스터간의 컴퓨팅 자원을 공유 활용할 수 있는 미들웨어의 개발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장비 그리드에 관해 발표한 김인호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국내 대학·연구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고속의 네트워크로 연결, 공동활용 환경을 제고하고 중복투자 방지 및 기초과학 연구효율성 향상을 위한 연구장비 그리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인호 박사는 이를 위해 공동연구기능(실시간 데이터 분석, 원격실험, 자료공유, 연구자간 대화)을 제공하는 표준화된 미들웨어 개발 및 기반시설을 구축할 것으로 제안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