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와 KT아이컴(대표 조영주)의 비동기식 IMT2000 장비 공급 계약 체결이 지연돼 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1일 KT아이컴의 IMT2000 장비 BMT에서 삼성전자, 머큐리-노텔컨소시엄, 에릭슨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단독 선정됐으나 이후 한달이 넘도록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초 LG전자는 지난달 안에 계약을 체결, 향후 IMT2000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계약 체결은 물론 아직 구체적인 가격 협상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11일 KT아이컴의 모회사인 KT의 이상철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에 임명됨에 따라 당분간 KT 자회사의 대형사업 의사결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 상황은 더욱 불리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KT아이컴과의 계약 체결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LG전자와 KT아이컴의 본 계약 체결이 늦어짐에 따라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계속해서 사업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삼성전자와 머큐리-노텔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두 회사는 KT아이컴의 요구에 따라 12일까지 장비 공급 제안가격을 제출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KT아이컴측에서 제안가격이 어떠한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협상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아직 우선협상대상자인 LG전자와의 계약 체결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예비협상대상자에게도 공급권이 주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적지않게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노텔네트웍스의 UMTS사업부 알리안 비스톤 사장이 최근 방한해 KT아이컴의 조영주 사장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져 협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스톤 사장은 “아직 LG전자와 계약 체결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KT아이컴과 장비 공급과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노텔의 전세계 3G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이번이 첫 방한이라는 점에서 뭔가 협상을 위한 ‘보따리’를 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계약 체결 지연을 틈타 삼성전자, 머큐리-노텔 두 예비협상대상자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아니면 LG전자가 하루빨리 계약 체결을 마무리짓고 IMT2000시장의 주도권을 잡을지, 이통장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