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심리 회복세

 올해 우리나라 200대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4.8%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큰 폭으로 준 정보기술(IT)업계의 설비투자는 반도체부문의 증액투자에 힘입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자원부는 12일 매출액 기준 상위 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6월 17일부터 7월 5일까지 실시한 ‘2002년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따르면 올해 200대 기업의 총설비투자액은 24조86억원(계획)으로 지난해 22조9141억원(실적)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는 투자증가율이 0.1%에 그쳤다.

 이처럼 설비투자증가율이 6개월여 만에 크게 상향조정된 것은 지난 4월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의 설비투자를 당초 3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하는 등 최대 투자산업인 반도체부문의 증액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주요 업종별로는 자동차(10.2%), 유통(10.8%), 조선(24.4%)부문의 투자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9.1%로 나타난 반도체의 경우 21.6% 증가해 전체적인 투자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 정보통신이 -9.8%로 지난해 -37.9%보다 감소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99%라는 대폭적인 증가율을 보인 가전은 올해 4.5%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투자목적별로는 올해에도 연구개발(R&D) 투자(20.2%), 정보화 투자(26.6%), 에너지 절약 및 공해방지 투자(46.6%) 등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당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설비확장형 투자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3.3% 증가에 그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투자재원 조달은 내부 유보를 통한 조달(20.8%)과 주식발행을 통한 조달(76.9%)이 증가하는 반면 회사채 발행(-52.2%) 및 은행차입(-38.3%)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기업의 부채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