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냅스터 ‘소리바다’의 서비스를 막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국내 음반업계에 상당한 반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제까지 국내 음반시장을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몰고 온 것이 온라인을 통한 불법 음악복제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국내 음반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온라인 유료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돼 앞으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구조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법원결정의 의미=이번 법원결정은 소리바다가 지난해 2월 저작인접권 침해혐의로 고소된 이후, 올 2월 사이트 폐쇄를 위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인 것.
이는 그동안 디지털 불법복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음반업계에 천군만마를 얻게 해주는 것이다. 불법복제를 막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1000여개가 넘는 불법복제 사이트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손해배상까지 받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온라인 음악사이트가 음반시장을 갉아먹는 주범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섣부른 법적 대응을 자제한 채 소리바다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음반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전환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소장을 낸 한국음반산업협회는 1차로 사이트를 폐쇄한 다음 점차 유료화 방안을 합의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전망=온라인상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해 온 회사들은 어떤 형태로건 유료화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는 회원을 늘리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이제는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음반업계의 오랜 숙제였던 ‘디지털상의 과금체계’도 일정 부분 체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서비스를 중지토록 한 냅스터 판결 이후 디지털 유료화 시장이 실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리바다 판결이 냅스터와 유사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동일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그누텔라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따라 P2P를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공개됨에 따라 몰피우스, 마이냅스터와 같은 P2P 사이트들이 건재하고 있다. 몰피우스의 경우 모든 PC가 서버로 작용되기 때문에 서버를 폐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사이트에 곡을 많이 올리는 개인을 고소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한글판이 나와 미국과 유사한 음성적인 디지털 음악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