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격돌, 그리고 치열한 생존전략…’
올 상반기 온오프라인 서점가는 말 그대로 ‘적자생존의 법칙’을 여실히 드러낸 장이었다.
인터넷서점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전통적인 서점을 제치고 서점가의 ‘골리앗’으로 자리를 확고히 다졌는가 하면 수익창출이 어려운 서점은 문을 닫거나 동반자를 찾는 일대 재편이 이뤄졌다. 한마디로 살아남을 곳은 살아남고 도태될 곳은 도태되는 치열한 혈투의 장이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지난 5월 13일. 국내 인터넷서점 1위인 예스24는 동종회사인 와우북과 흡수·합병키로 발표했다. ‘최저가 보상 이벤트’ 등 최고 50%를 웃돈 가격할인이 불러온 화근을 합병을 통해서 풀었던 셈이다.
이로써 합병법인 예스24는 매출 800억원(2001년 기준) 규모의 초대형 서점으로 탄생했다. 물류센터 및 고객 데이터베이스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연 매출액은 1800억원대로 국내 인터넷서점 업계의 50% 이상을 점유할 전망이다. 물론 정확한 경영전략은 8월 말에나 수립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최대 규모의 기업이 탄생하고 가격체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수익성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곳에서는 흡수·합병으로 생존전략을 모색한 것과 달리 다른 한곳에서는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은 곳도 있다. 바로 서점가의 터줏대감인 종로서적이다.
지난 6월 4일 종로서적은 최종 부도를 맞았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매장에 계단도 많고 주차장도 부족했다. 인근에 새로 생긴 대형서점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인근 서점의 경우 종로서적이 놓친 고객을 유입하며 꾸준히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경영에 1차적 원인이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1907년에 설립돼 종로의 명소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종로서적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서점으로의 신규진입도 잇따랐다.
정보기술(IT) 전문출판사인 영진닷컴은 영진이커머스를 설립하고 종합 인터넷서점 ‘맛있는 책(http://www.delibook.com)’을 오픈했다. 80만명에 달하는 영진닷컴 회원을 기반으로 중견 인터넷서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 영진이커머스의 복안.
대형 출판사 시공사가 설립한 리브로(http://www.libro.co.kr)도 온오프라인 서점의 강점을 살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리브로는 예술서적과 어린이서적 위주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올 상반기 서점업계는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아직 서점가의 생존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돈이 남는’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소수정예의 회사만이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반기에도 매출과 수익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경쟁은 한층 더해질 전망이다. ‘누가 아웃될 것인가’가 최대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