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자출결시스템’.
대학들이 학생들의 효과적인 출석관리를 도입한 전자출결시스템이 오히려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지난해 9월 학생카드로 출석을 체크하는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입할 때만해도 전자출결시스템은 출석확인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교수와 학생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출석의 성적반영에 대한 행정상의 업무 축소 등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전자출결시스템은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출석을 부름으로써 형성되던 교수의 학생 얼굴 익히기 등 짧지만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한 학기 내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얼굴이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 전자출결시스템으로 인해 학생들의 대리출석이 더욱 쉬워졌다. 학생들은 수업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친구나 선후배에게 학생카드를 주어 손쉽게 출석함으로써 출석점수의 성적반영이 무의미한 수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밖에 전자출결시스템의 기술적 결함도 문제가 되고 있다. 카드로 출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산에는 결석으로 되어 있거나 출석 총인원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 1학기 성적이 공개됨에 따라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교수들이 출석점수를 학점에 거의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 학우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모씨는 “전자출결시스템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성적에 피해보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며 “교수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면 큰 목소리로 대답하던 때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기자=이성호·연세대 tellme78@hitel.net>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