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대학생은 거의 없지만, 학년마다 자주 접속하는 사이트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흥미를 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학년에 관계없이 자신이 사용하는 메일 계정 사이트나 가입돼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통적으로 접속을 하지만 이러한 기본 코스를 거치고 나면 학년별로 각각 다른 종류의 사이트로 헤쳐 모이게 된다.
낭만적인 대학 생활에 흠뻑 젖어있는 새내기들이나 아직 취업에 대한 부담이 적은 2학년 학생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는 채팅 또는 매칭 사이트다.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면 대학생 그룹 내에서 ‘83 동갑내기 방’이나 ‘82 개띠들만...’과 같은 방 제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 3·4학년 학생들도 가끔 재미 삼아 번개팅을 주도하기는 하지만 살아가는 얘기나 고민을 나누며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는 방에서는 고학년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팅과 술자리에 슬슬 싫증을 느낄 법도 한 2학년 학생들은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장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고학년 학생들이 잠시 머리를 식히고자 게임을 즐기는 반면 저학년 학생들은 쉽게 게임에 중독되고 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한양대에서 도깨비 PC방을 경영하는 최우주씨(29)는 “단골 손님이던 학생들도 학년이 올라가면 PC방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며 “게임을 하는 학생들은 1·2학년이 대부분이고 요즘과 같은 방학에는 종종 밤샘 정액제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취업에 대한 부담을 안게되는 3학년 학생들은 엔터테인먼트보다 정보 검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정보를 뒤지거나 시사·상식에 눈을 뜨고자 인터넷 신문 사이트를 수시로 방문하곤 한다. 광운대 윤모씨(경영 98)는 “3학년이 되면서 온라인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을 많이 줄였고, 요즘은 취업 관련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실제 사회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인턴 사원 자리를 알아보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4학년 학생들은 웹에 접속할 시간이 많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메일함에 쌓여 있는 스팸 메일들 중에서 흥미있는 것을 몇 개 열어본 후 바로 채용 알선 사이트로 향한다. 서류 전형이나 채용 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면접 관련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를 꼼꼼히 들르는데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와 같이 학년마다 각기 다른 역할 및 의무감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웹 활용 방면의 차이에 따라 N세대, M세대 등과 같은 학생 성향의 분류는 세분화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상옥씨(경영 97)는 “요즘 고학년과 1·2학년 학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는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며 “이로 인해 학년 간 세대 차이 문제가 불거지고 가치관의 차이가 나타나게될 소지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