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를 모르면 회사를 떠나라.”
본사를 중국으로 옮길 각오로 중국을 21세기 전략지역으로 삼고 있는 LG전자가 임직원에게 내린 긴급명령이다. 이 때문에 LG전자에는 틈틈이 중국어 교재를 들여다보거나 학습 테이프를 듣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퇴근 후 곧바로 학원으로 달려가는 사람도 부쩍 늘어났다.
이처럼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전직원이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조차 통역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LG전자는 앞으로 주재원은 물론 대중국사업이나 출장이 잦은 임원은 통번역을 거치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주재원의 경우에는 현지채용인을 통솔·관리하기위해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임원 대상으로 일대일 중국어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중국 파견대상 임원풀을 미리 구성해 개인별 수준과 업무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 부임 후 현지에서 업무수행을 무리없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 교육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지옥훈련이다. 처음 1주는 집체교육으로 이 기간에 개인별 능력을 테스트받는다. 이후 12주 동안 일대일 개인교습이 실시된다. 그 다음에 현지파견 발령이 나면 3개월 전부터 중국에서 현지 교육기관과 강사들로부터 집중적인 교육을 받는다. 이미 1차 교육생들은 오는 20일 일대일 개인교습까지 마친다. 2차와 3차 교육생들은 일대일 교육을 받는 중이며, 4차 집체교육도 현재 실시 중이다.
LG전자는 모든 임원에게 이 교육을 필수토록 하고 임원승진대상급으로 확대하고 있다.
“부사장님까지 중국어 지옥훈련을 받고 계시니 우리가 주경야독하지 않을 수 있나요. 언제 중국 자료나 중국어로 업무지시를 할지 몰라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현재 3차 교육생으로 일대일 개인교습을 받고 있는 황운광 부사장(PC사업부장)을 지켜보고 있는 김 모 대리의 실토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