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로 비즈니스상시운영체계(BCP)를 도입키로 한 서울은행의 관련사업자 선정이 한달 이상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은행은 올초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BCP를 도입한다는 계획 아래 1단계로 3개월 동안 컨설팅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격지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하는 2단계 작업을 추진한다는 세부 계획을 세워 놓았다.
서울은행은 이를 위해 지난달 현대정보기술·LGCNS·SKC&C·삼성SDS·한국IBM 등 5개사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제출받고 BCP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었다. 이와관련, 서울은행은 이미 5개사 가운데 2개사를 협상자로 압축해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은행은 예정된 시기가 한달이 훨씬 지나도록 사업자 선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한달여 전에 사업에 착수했어야 할 상황이다.
이처럼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는 데는 현재 막바지 진행중인 서울은행 매각건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서울은행 인수전은 하나은행을 비롯, 미국계 론스타와 JP모건 등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3사는 3주간 실사를 마무리짓고 이달 말 최종 인수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하며 정부는 이를 심사해 내달초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이번 사업을 주도해온 원명수 서울은행 최고정보경영자(CIO·부행장)가 이달 중 퇴사할 것이라는 소문도 사업 연기의 한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은행 측은 “내부적으로 BCP 프로젝트를 지금 당장 실시할 것인지, 연기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달중 어떤 형태로든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I업계는 사업자체가 무산되는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SI업체 관계자는 “서울은행 매각으로 대주주가 바뀌면 BCP사업은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은행으로서는 연내 원격지백업센터를 구축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고위 경영진의 결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