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도입하는 메인카지노 종합정보시스템 프로젝트의 공정성을 둘러싼 비리 의혹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강원랜드가 지난달 말 카지노 감시시스템 구축사업자를 선정한 데 이어 이달 초 카지노관리시스템(CMS) 구축사업을 재발주한 데서 비롯됐다.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재입찰의 불공정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나선 반면 사업 수주업체는 전혀 근거없는 음해성 공격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감시시스템·CMS 구축사업 현황과 논란 경과=강원랜드는 지난달 26일 대우정보시스템을 221억원 규모의 메인카지노·호텔감시시스템 구축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전KDN·LG전자·삼성전자 등 5개사가 입찰 제안서에 업체명을 표기해 자격을 박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지난 5일 강원랜드는 심사공정성을 둘러싼 시비가 불거져 수개월째 답보상태에 있던 130억원 규모의 CMS 구축사업 재입찰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1차 심사에서 모 업체가 제안서에 회사명을 표기해 자격박탈되면서 입찰이 무효가 된 바 있다. 재심사과정에서는 모 업체가 심사위원에게 사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강원랜드 전산실 간부가 친분이 있는 특정 CMS솔루션 공급업체의 제품을 채택한 SI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해 심사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면서 입찰이 다시 무산됐다.
◇탈락업체 반응=고배를 마신 KT·삼성전자·삼성SDS·LG전자·현대정보기술 등 9개사는 이번 입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이슈화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입찰과정에서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입찰과정이 불공정했다는 내용의 공동질의서를 강원랜드에 3차례에 거쳐 발송했다.
업체들은 또 감시시스템과 CMS사업에 대해 공동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방침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데다 제안서가 나오기 전에 시방서와 도면을 사전 유출한 특정업체가 선정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제안서에 회사명을 표기해 탈락시킨 이유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원랜드 측이 ‘문제없다’고 일축한 데 이어 업체 관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질의서 작성자와 공문작성의 근거를 물어왔다”고 말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장=대우정보시스템 측은 “모 언론에 보도된 심사위원 사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실무자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참고인 진술)과 다르고 검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방서와 도면을 사전에 빼돌린 것은 탈락업체 가운데 한 곳”이라고 반박했다.
또 감시시스템 수주 배경에 특정인물의 로비가 개입됐다는 주장도 낭설이라고 주장했다.
대우 측은 “강원랜드와 결탁하지 않았다는 것은 디지털영상압축저장장치(DVR)의 규격이 강원랜드 측 사업계획서와 달랐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강원랜드는 DVR의 채널 수를 ‘4채널 이하’로 규정했으나 대우가 제안하려던 스위스 패스트사의 제품은 최소 8채널에서 16채널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명을 표기해 자격을 박탈당한 업체들은 CMS사업 1차심사에서 특정업체가 똑같은 이유로 탈락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불공정을 제기하며 타업체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사업책임자는 “강원랜드 종합정보시스템 입찰 논란은 특정 솔루션공급업체 대표와 강원랜드 전산실장(직위 해제) 등이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저지른 불법 영업행위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