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들이 휴대폰에 내장되는 무선인터넷 브라우저의 호환성 문제로 고민중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무선인터넷 개방에 맞춰 타사 무선인터넷 브라우저와의 호환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올초부터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단말기 용량의 제한 등 기술적인 문제로 아직까지 최종 정책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왑(WAP) 계열의 브라우저를, KTF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E브라우저를 채택하고 있어 브라우저간 호환이 되지 않는다. 같은 왑 계열의 SK텔레콤 브라우저와 LG텔레콤 브라우저도 두 회사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독자 규격을 사용해 이 역시 호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타사 브라우저용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으며 콘텐츠업체(CP)들은 각사의 브라우저 규격에 맞게 콘텐츠를 따로 제작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왑1.x에서 왑2.0으로, KTF는 ME3.0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중이다. 업그레이드되는 브라우저의 경우 유선인터넷은 물론 타사 브라우저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뒷받침된다. 가령 ME3.0 버전의 경우 왑1.x 지원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왑2.0 역시 왑1.x보다 ME브라우저를 지원하기가 용이하다.
하지만 타사 브라우저를 지원할 경우 단말기에 탑재되는 브라우저 소프트웨어의 용량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호환성을 100%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이들 이동통신사업자의 고민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E브라우저를 지원하려면 듀얼 브라우저 형태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브라우저 용량만 몇백 킬로바이트( )까지 늘어난다”며 “차라리 내려받은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늘려주는 게 사용자들에게 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KTF 관계자도 “ME3.0 버전이 왑 지원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타사에서 사용하는 왑 브라우저가 표준규격과 일치하지 않아 지원한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느끼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단말기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지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도 업그레이드와 함께 같은 왑 계열인 SK텔레콤과 호환성있게 가져갈 것이란 입장이지만 ME브라우저 지원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무선인터넷 브라우저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추진중인 무선인터넷 개방의 취지를 살리려면 브라우저간 호환성을 보장하는 것이 맞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이동통신회사들도 호환성의 범위나 수준 등을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