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현재 보유중인 KT 교환사채(EB) 물량 1.79%를 다음주초 매각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EB매각 대상업체와 가격 등은 대체로 결정된 상황이며 다음주초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업체는 KT측이 희망한 금융기관 등 3∼4개 업체며 매각가격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준으로 발행가보다 2∼3%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번 EB매각이 성사되면 정통부와의 관계회복, KT 경영권 의혹불식, KT와 원주처분 협상진행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증권가에서도 그 배경과 영향분석에 분주하다. 지난 5월 SK텔레콤이 1.79%보다 많은 EB확보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차원에서의 매입이라고 밝혔던 점과 이상철 장관 체제 출범에 따른 상황전개와 맞물리면서 SK텔레콤이 KT EB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SK텔레콤이 이상철 장관과의 관계설정에서 무리하게 지분을 고집하기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판단도 EB 조기매각 방침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KT EB 물량을 매각하는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3000억원에 달하는 EB물량 매각으로 그만큼 무수익투자에 투입된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EB물량 매입당시 원칙을 지킨다는 신뢰감 재확인과 신임 이 장관과의 긍정적 관계설정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EB지분을 끝까지 지켜야만 하는 필생의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매각함으로써 여러가지 부정적 요소를 줄인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신임 장관의 정책기조와 KT 경영권 및 상호지분 처리에 대한 의견조율이 좀더 깊은 단계로 진전되면서 단계적 스왑 가능성도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측은 이번 EB매각은 일정대로 추진된 것이며 이상철 장관의 부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