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소리바다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음반기획 및 제작사들은 재판부의 판결을 반기는 한편 후속작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소리바다 판결과 관련해 일부 네티즌이 ‘이용자 권익과는 무관하게 권리자의 입장만 옹호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단시간 내 오해를 불식시키고 네티즌을 온라인 유료시장으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김병석 팀장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국내 음반시장이 제모습을 갖추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한 계단씩 단계적으로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소리바다 판결 이후 대영AV·예당엔터테인먼트·도레미레코드 등은 사장단이 직접 회동해 유료화 모델을 수립해 가고 있는가 하면, 한국음반산업협회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후속조치를 준비 중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상에서도 저작자의 권리가 보호됨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수익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계열사인 판당고코리아를 통해 온라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외에도 에스엠은 CD 안에 불법복제 방지기능과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다각적으로 불법복제를 차단해 나갈 방침이다.
도레미레코드도 불법사이트 퇴치에 적극 나서는 한편 온라인사업에 대한 비중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음반사간에 음원을 공유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한편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MP3플레이어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음반업계가 온라인 유료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아래 음반사와 제휴를 맺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데이터플레이 등 보안기능이 강력한 저장매체를 탑재한 MP3플레이어가 시장에 잇따라 나오고 있어 음반업체와 MP3플레이어 업체간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와 함께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유료 온라인 음악사이트들과 연계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고객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음악을 다운받을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양덕준 아이리버 사장은 “세계적인 음반사들이 온라인을 통한 음반 출시를 준비하면서 MP3플레이어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번 소리바다 판결이 MP3플레이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