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발광소자인 OFD가 정통플래닝이란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돼 상용화가 초읽기에 들어감으로써 영상 디스플레이 시장의 일대 변혁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OFD는 광섬유를 이용한 신개념 발광소자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대기업과 연구진이 기술개발에 발벗고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는 하이테크 제품이다. 따라서 정통플래닝의 이번 OFD 기술개발은 영상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는 물론 ‘광 후진국’으로 불릴 정도인 우리나라 광소자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쾌거로 평가할 만하다.
◇OFD란=Optical Fiber Diode의 두음조합어인 OFD는 광섬유의 자연 발광현상을 평면에 정밀 배열, 모듈화한 발광소자다. 전기적인 반응이 아닌 광학적 반응으로 발광하기 때문에 전력소모율이나 수명, 화질, 밝기 등 거의 모든면에서 LED소자보다 훨씬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LED가 짧은 수명으로 인해 빈번한 교체가 필요한 반면 OFD는 외부에서 빛을 받아 발광하기 때문에 영상화 과정을 대폭 축소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소자의 교체가 거의 필요없는 반영구적 제품이다. 설치 및 운영비도 기존 제품에 비해 10분의 1 수준. 대형 영상매체의 가장 핵심인 색도, 섬세한 표현력, 흑백대비비, 운영관리의 편리성, 원가절감, 매체수명 등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화질과 밝기가 뛰어난 것도 OFD의 강점이다. LED의 화질이 옥내에서 5㎜/픽셀, 옥외에서 20㎜/픽셀인 데 반해 OFD는 풀컬러의 경우 0.2∼2㎜/픽셀로 HDTV급 1080i 정도를 무리없이 구현할 수 있다. 밝기도 가로 1m×세로 1m에 촛불 5600개를 켜놓은 것과 같은 5600㏅/㎡로 일반 TV 밝기인 200㏅/㎡와 비교할 경우 28배나 밝다. 3000㏅/㎡급인 LED소자와도 거의 2배 가까이 밝다.
◇개발의의=OFD는 단순한 기술개발 차원이 아닌 상용화를 전제로 한 개발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전자나 전기의 원리를 이용한 LED를 꾸준히 개발해 왔으나 순수 광학·물리적 기술을 이용한 OFD의 상용화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저전력을 강점으로 하는 OFD의 개발은 또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OFD 전기소모율이 기존 옥외 전광판에 비해 50분에 1에 불과하며 태양광 발전기술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연구, 채택함에 따라 자체 발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최대 100분의 1까지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절감효과는 탁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OFD의 국산화는 우리나라의 광소자 기술력을 대외에 과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현재 광섬유를 이용한 영상소자 개발은 일본 미쓰비시나 미국의 일부 기업이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광섬유를 다발로 놓고 빛을 발생시키는 공예품 정도로 개발한 수준이다. 특히 광섬유의 평면화 배열 및 적층기술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나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상용화한 경우는 전무하다.
◇파장 및 전망=OFD의 개발은 당장에 LED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OFD가 LED 기술의 한계를 많이 극복한데다 응용시장이 겹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옥외전광판 등 대형영상을 제작하는 국내업체들은 OFD 개발소식에 큰 관심을 표명하는 등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OFD가 계획대로 상용화가 이루어져 좋은 반응을 모을 경우 시장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통플래닝측은 광고영상 및 대형영상 산업분야의 전세계 시장규모가 2조5000억∼3조원에 달하고 국내 시장만도 1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보수적인 계산일 뿐 OFD바람을 일으킬 경우 시장규모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석만 정통플래닝 사장은 “이달 말까지 안산지역에 OFD 전광판을 시범설치하고 내달 양산체제가 본격 가동되면 전국 주요도시에 한곳 이상을 자체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지금도 HDTV급이나 컴퓨터의 고해상도보다 우수한 화질구현이 가능하지만 향후 화질수준을 0.2㎜/픽셀에서 0.1㎜/픽셀 수준으로 개선하는 등 정밀도를 더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광고 영상업계는 물론 대형TV시장에 미치는 반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