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버·스토리지 시장>IA서버 업체 전략

 인텔이 64비트 기반의 서버 칩 아이테니엄2를 내놓음으로써 서버시장을 평정하기 위한 인텔 아키텍처(IA) 64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업계의 반등이 지난해 7월 1세대 아이테니엄이 출시될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일부에서는 64비트용 전용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업계의 중론은 서버시장에서 인텔의 입김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데 모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의 대규모 합병으로 IT시장의 지형을 바꿀만한 존재로 커버린 통합 HP를 필두로 대다수의 서버업체들이 ‘IA 서버 표준 칩’의 대세론에 표를 던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IA 전략은 가히 위력적이라 할 만하다.

 인텔이 64비트 칩 ‘1세대 아이테니엄’에 이어 아이테니엄2를 공식 발표한 바로 다음날, 아이테니엄 전략의 최전선에 서있는 한국HP가 서버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먼저 아이테니엄2와 자체개발 칩세트(zx1)를 장착한 서버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삼성전자·LGIBM·한국유니시스 등도 제품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아이테니엄2 출시는 글로벌 차원에서 서버 표준시대를 향한 거대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특히 국내 서버시장에 큰 판도변화를 일으킬 만한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우선 인텔코리아의 채널정책 변화가 한국 서버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텔코리아는 기존 32비트 IA 서버전략에서 8웨이 이상의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공급권한을 국내의 ‘화이트 박스’ 업체에 주지 않았다. 즉 삼성전자를 포함한 HP나 LGIBM과 같은 브랜드 업체들을 제외한 기존 조립서버 업체들은 1, 2웨이급의 로엔드 제품만을 취급할 수 있었다.

 1세대 아이테니엄을 출시한 지난 2000년 7월, 인텔코리아는 3개사를 전략채널로 선정했다. 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디지털헨지·이지아이테크놀러지 등 아이테니엄 3인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3개사는 이미 2000년 이후 IA서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IDC의 시장조사자료에는 3개사의 개별 업체별 점유율은 나오지 않지만 ‘기타(other)’ 군으로 분류된 이들 3개사의 위치는 확고하다. 잘 알려져 있는 국내 인텔서버 취급업체들이 수익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데 비해 이들 3사는 가벼운 조직을 기반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으며 내실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한 기업은 아시아지역에서 4웨이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을 정도다. 이런 인텔코리아의 전략은 아이테니엄2에 와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두번째로 인텔코리아의 이같은 채널정책은 결국 한국HP와 같은 벤더의 아이테니엄 판매전략과 함께 기존 32비트 IA서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HP는 아이테니엄2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썬이 장악하고 있는 유닉스 로엔드 시장과 기존 IA서버 업그레이드 수요가 절반씩 차지할 것”이라고 아이테니엄2 시장을 설명했다. 인텔측이 아이테니엄2의 성능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실제 시장에서는 기간업무용으로 바로 쓰이기는 힘들고, 결국 적지 않은 부분이 기존 IA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란 얘기다. 이는 결국 아이테니엄 서버를 취급할 권한을 갖지 못한 기존 국산 IA서버 사업자들이 시장을 수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이테니엄2를 계기로 국산 IA서버 업체들이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알만한 업체들은 솔루션이나 스토리지·리눅스 임베디드 분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며 ‘조립서버’ 업체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아이테니엄이 시장에서 활성화될 무렵 국내 IA서버 진영은 2000년 초기시장과는 다른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물론 이들의 숙제 역시 대형 벤더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IA서버 사업자와 동일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

 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대표 강만두 http://www.nanobay.co.kr)은 국내 솔루션 전문업체인 ‘이메타그룹’과 함께 ‘e메소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아이테니엄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e메소드 프로젝트는 각 산업환경에 맞는 검증된 솔루션을 소싱해 지역기반의 IT협력사를 통해 유통과 지원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즉 서버사업자인 나노베이와 솔루션 홀딩스 역할을 맡는 이메타그룹이 함께 솔루션 기반의 IA서버, 즉 어플라이언스서버(목적형 서버)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되 지역기반의 조직을 갖추고 유통과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나노베이는 아이비젠·이니텍·티맥스소프트·아이마스·피아이씨텍·핸디소프트·해커피아·인디시스템 등 이메타그룹의 솔루션 업체들과 수도권 인텔 영업채널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e러닝 시장을 목표로 한 부산경남지역 대학교 대상 교육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했다. 8월에는 금융권 대상 보안솔루션 행사를 인텔·이니텍과 함께 준비중이다. 가상교육솔루션인 에듀크랫, 피아이씨텍의(WAS4U) 수강신청 솔루션, 이니텍과 아이마스가 공동개발한 보안메일 솔루션 등을 이용한 영업도 벌이고 있다.

 아이테니엄2용 솔루션 확보에도 적극 나서 이미 티맥스소프트·해커피아 등과 IA64 서버용 애플리케이션을 공동으로 포팅작업을 했으며, 이니텍·아이마스 등과도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당장은 시장 지배력이 있는 IA32 서버 솔루션을 IA64 서버 솔루션으로 전환함으로써 32비트와 64비트 시장을 함께 공략할 계획이다. 8월부터 레퍼런스 사이트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리눅스 기반의 솔루션 위주로 영업에 나서고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IA64 서버로 승부를 걸 예정이다.

 하반기 인텔에서 출시 예정인 워크스테이션용 시스템을 이용해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유체해석관련 솔루션에 리눅스클러스터를 접목해 관련업체에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디지텔헨지

 디지털헨지(대표 정성환 http://www.digitalhenge.co.kr)는 지난해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금강고려화학에 서버시스템 및 저장장치·백업장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IA서버로 진행된 첫번째 대규모 프로젝트 사례로 디지털헨지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90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아이러브스쿨의 외산서버를 들어내고 웹서버·DB서버·파일서버 등을 자사 제품으로 교체한 것도 IA 서버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디지털헨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사세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IT컨설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시스템 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시스템 개발과 구축·관리에 이르는 종합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EMC·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넷컴스토리지 등의 채널로 스토리지 사업도 벌이고 있으며, 신생 솔루션 업체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지털헨지는 아이테니엄 시장을 겨냥해 침입탐지시스템·파이어월 등 보안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존 IA서버로는 온라인게임 시장과 커뮤니티 시장을 계속 공략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내부체질 강화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해온 디지털헨지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IA64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지원팀 보강을 통한 기술기반 영업의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솔루션벤더와의 협력을 통해 방화벽·침입탐지·웹메일·WAP·부하분산·영상교육·eCRM 서버 등을 출시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00년 서버개발 및 제조분야에 한국리눅스기술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한 디지털헨지는 2001년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인텔 솔루션 서밋(Intel Solutions Summit)’ 행사에서 아시아지역 서버판매 매출신장률 1위를 기록, ‘ISS(Intel Server Sales)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디지털헨지는 상반기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17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웠다.

 

◆이지아이테크놀로지

 이지아이테크놀로지(대표 이성민)는 지난 98년 설립된 아이엔텍에서 2000년 1월 사명을 바꿨다. 당시 삼성종합기술원에 클러스터방식의 슈퍼컴퓨터 구축을 맡았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인텔코리아의 채널로 선정됐다.

 이지아이테크놀로지는 사장을 포함한 직원 9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엔지니어 출신임을 강조한다. 지난해까지 매출이 평균 30억원 정도에 머물렀던 이유도 매출을 늘이는 유통사업에 손을 대지 않고 순수 SI사업을 지향해왔기 때문이다. 사업성격이 SI인 만큼 엔터프라이즈 영역을 집중공략해 지난해에는 인텔 전세계 채널 중에서는 4웨이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해 인텔 인테프라이즈그룹에서 ‘코리아TOP 세일즈’상을 수여했다.

 이지아이테크놀로지는 상반기 게임업체인 위즈게이트에 1U 200대를 공급한데 이어 최근 부산시청이 운영하는 IT벤처센터에 침입탑지용 4웨이 지온서버(ES4400RK) 23대를 납품했다. 조만간 주요 통신사 보안장비로 2웨이 장비 40여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성민 사장은 “여러가지 조건이 미숙한 만큼 IA64 서버는 IMT2000 계산용 서버나 시뮬레이션·반도체공정설계 등 특수목적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며 “일부 업계에서 주목하는 보안분야 역시 아직까지 32비트 IA 제품이 이끌고 갈 것”이라며 시장개화에 대해서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아이테니엄에 대한 전략은 4분기를 타깃으로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지아이테크놀로지는 정보보호기술·사이버텍 등을 비롯해 VPN 등 보안업체와 협력관계를 긴밀히 맺고 있다. 공급물량에 신경쓰기보다는 엔터프라이즈급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지아이테크놀로지는 지난 98년부터 IA서버와 함께 삼성전자의 알파서버를 취급해 온 만큼 알파기술과 아이테니엄 기술이 접목된 2004년 이후에는 유리한 영업환경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아이테크놀로지는 올해 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