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4부(3)U-교육(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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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1년, IBM이 개인용 컴퓨터(PC)를 선보인 후 현재까지 생산된 PC는 10억대를 넘어선다. 우리나라 컴퓨터 보급대수만도 2001년 말 현재 총 2070만대로 초등학생의 93.3%, 중·고등·대학생의 97.3%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컴퓨터가 보편적인 생활 필수품이자 학습도구로 자립잡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초·중등학교 자녀를 둔 대부분의 가정에는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가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컴퓨터를 사주며 컴퓨터와 인터넷을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순간부터 많은 위험이 다가온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컴퓨터를 통해 학습하고 선생님과 대화하기를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채팅이나 게임의 유혹에 빠지고 음란물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가정의 컴퓨터와 인터넷이 과연 자녀들의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충분히 따져 봐야할 문제다.

 정부도 전국 초·중·고등학교(1만400개)에 컴퓨터 교실을 설치하고 무료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교육정보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그러나 PC보급이나 인터넷 연결과 같은 인프라가 곧 교육발전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컴퓨터를 사주고 인터넷만 연결한다고 학습에 무조건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교육정보화도 이제는 전통적인 시각을 뛰어넘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패러다임은 미래 교육시스템이 나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교육(u-education)’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u교육은 학교나 가정뿐 아니라 기업·정부·군대 등 모든 분야에서 인적자원을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학습환경 및 도구들과 관련된다.

 학생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어떤 내용에 상관없이, 어떤 단말로도 학습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줌으로써 보다 창의적이고 학습자가 중심이 된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것이 유비쿼터스 교육의 목표다. 유비쿼터스 교육환경은 획일적이거나 강제적이지 않다. 학생들은 각자의 개별화된 욕구에 따라 학습한다. 이같은 학습환경에서 부모와 교사들간의 상호작용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뤄진다.

 학습자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책상에 고정돼 있지 않다. 인터페이스나 휴대도 편리하다. 이를 통해 학습자와 친밀한 상호작용을 돕는 학습 에이전트(learning agent) 역할을 수행한다. 학습 공간도 학교와 교실에 제한되지 않는다. 모든 실제 세계의 공간이 학습공간이 된다. 센서나 칩 형태로 컴퓨터가 심어진 지능화된 사물도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학생들은 휴대하고 있는 학습단말을 통해서도 학습정보를 제공받는다.

 유비쿼터스 교육에 대한 연구와 준비는 이미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등장과 함께 논의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정보기술과 교사교육학회(SITE:Society for Information Technology and Teacher Education)’에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미래의 교육을 가장 크게 변화시킬 기술로 보고 이를 응용하기 위한 모범사례에 대한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교육 커뮤니케이션과 기술연합회(AECT:Association for Educational Communications and Technology)’도 지난 99년부터 이미 u교육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의 K-12(12학년 학제) 또한 학생·교사·학부모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학습하고, 가르치며, 참여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반(랩톱 컴퓨터 중심)의 교육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교육체제로 가는 지름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무엇보다 손으로 들고 다니거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유비쿼터스 교육용 컴퓨터(ubiquitous handheld educational PC)’가 모든 교사와 학생들에게 보급돼야 한다. 그리고 이를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행정시스템, 학습도구 및 사물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학교 핫스폿 네트워크(school hot-spot network)’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 핫스폿 네트워크’와 ‘유비퀴터스 교육용 컴퓨터’를 통해 학교생활에 대한 부모의 의견과 예·복습 자료, 과제물 접수 및 제출, 수업내용 및 실험결과 반복학습과 저장 등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미국의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있는 헨리오 교육구청(henrio school district)은 1만3000명의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휴대형 컴퓨터를 지급했다.

 학교 핫스폿 네트워크와 함께 교육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교육용 사물들이나 학교의 교구들에 센서와 칩, RFID 테그 등을 심어 지능화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교육용 칩 네트워크(educational chip network)’도 구축해야 한다. 교육용 칩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어떤 학교의 학생이든 광화문 앞의 해태상을 지날 때 실시간으로 상세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또한 화학이나 물리실험 도구 등에 센서를 부착하면 학생들은 휴대 단말기를 통해 실험결과를 확인해 저장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버니어(Vernier)는 보일의 법칙을 실험한 결과를 그래픽화해 무선 네트워크로 PDA 등에 전달해주는 다양한 학습도구를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u교육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유비퀴터스 교육용 컴퓨터의 개발과 교육용 무선 네트워크의 표준화, 교육용 시스템온칩(SoC), 칠판·책상·학습판·교구의 지능화와 네트워크화를 위한 실시간 운영체계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비쿼터스 교육환경에서 예상되는 정보격차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연구도 시급하다.

 산업시대에는 학생들이 교실을 찾아다니며 공부했고 정보화시대에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학습정보를 얻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교육시대는 학습정보가 학생들을 스스로 찾아다니는 시대다. 새로운 유비쿼터스 교육환경은 맞춤형 교육을 통해 지금의 교육문제를 해결해준다.

 따라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1000만 국민 정보화교육과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및 휴대폰 보유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비쿼터스 교육화에 불을 댕겨야 할 때다. 유비쿼터스 교육 엔진에 불을 댕기는 것은 우리 나라 교육에 산적한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가속기가 될 것이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UCLA의 스마트 유치원 프로젝트

 미국 UCLA 대학의 ‘스마트 유치원(smart kindergarten) 프로젝트’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센서기반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유치원이라는 물리공간 속에서 유치원 원아들이 어떻게 학습하는가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다. 이 연구는 미국 UCLA 대학의 컴퓨터공학과·전자공학과·교육정보과학대학원 등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 유치원 프로젝트(http://nesl.ee.ucla.edu/projects/smartkg/)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이 어떻게 교육분야에 적용되는가를 실험한다. 이를 위해 원아들이 어떻게 말을 배우고, 장난감들을 어떻게 활용하면서 학습하며, 원아들간 또는 원아들과 선생님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그것이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스마트 유치원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사용된다. 무선인식기술로 아동이나 장난감의 이름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센서기술과 상황인식(context awareness) 기술을 통해 원아들이 사용하는 언어인식, 상호작용 특성, 행동감지와 동태적인 변화도 추적한다. 자동화된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통해서는 실시간으로 센서로부터 전달되는 상황을 분석·추론하고 아이들이 단 배지와 센서 네트워크는 지니(Jini) 기반기술을 통해 연결된다.

 스마트 유치원 프로젝트는 센서기반의 무선 네트워크 기술과 센서가 심어진 사물이나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을 상황인식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 연구는 교육현장과 같은 실제 물리공간에서 학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문제를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학습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의 창조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다. 특히 일상 생활속의 사물을 어떻게 지능화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많은 유용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MIT미디어랩의 ‘미래의 장난감(toys of tomorrow)’ 연구 등을 촉발시켰다.

 물리공간의 사물에 센서를 심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은 단순히 문서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전자도서관의 차원을 뛰어넘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다. 이는 제3공간을 구현할 국가적인 인프라에 해당한다. 지능화된 사물의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제3공간의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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