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협 `연구개발전략·에로사항` 설문 조사

 IMF를 기점으로 연구개발전략에 대한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관심이 ‘생산성 제고 및 품질 향상’에서 ‘연구개발 활동을 통한 기술력 제고’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는 지난 2000년 초와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기업들의 ‘연구개발전략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IMF 이전에는 ‘생산성 제고 및 품질 향상’에 대한 CEO들의 관심이 가장 높았으나 IMF 이후에는 ‘R&D활동을 통한 기술력 제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해 관심항목 1위를 차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IMF 이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갖고 살아난 반면 평범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기협은 ‘R&D활동을 통한 기술력 제고’에 대한 CEO들의 관심은 IMF 이전에 30.2%였으나 IMF 이후인 2000년에는 5%포인트 높아진 35.2%로 늘었고 다시 2002년 상반기에는 4%포인트 늘어난 39.2%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IMF 이전까지만 해도 32.9%로 CEO들의 관심항목 1위던 ‘생산성 제고 및 품질 향상’은 IMF를 겪은 2000년에는 23.6%포인트나 떨어진 9.3%로 낮아진 이후 2002년 상반기에도 16.1%를 차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설문조사에서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기업의 입장에 따라 선호하는 연구개발 전략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CEO들의 ‘R&D활동을 통한 기술력 제고’에 대한 관심은 각각 43.6%와 38.2%로 높게 나타난 반면 대기업 CEO들은 25.7%가 ‘부채비율 감소·수익위주 경영 등 재무구조 개선’을 가장 높은 관심분야로 꼽았다.

 산기협의 신화용 팀장은 이에 대해 “기존 시장지배제품의 생산을 통한 이윤확대가 기업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은 지배제품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 지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제고하는 것이 직접적인 기업이익으로 실현되기 때문”이라며 “시장지배제품을 많이 보유하지 못한 벤처기업은 신기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R&D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조사에서 응답기업들은 기업 R&D활동 수행상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R&D 투자예산의 적기확보 어려움’(58.6%)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R&D결과의 상업화 곤란’(31.1%), ‘우수 고급연구인력의 예기치 않은 퇴직·전직’(27.1%), ‘외부기관 또는 대학 등과의 상호교류협력체제 미비’(21.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2002년 조사는 부설연구소를 갖춘 986개 기업(대기업 70개, 중소기업 453개, 벤처기업 463개)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