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카탈로그 선진국 호주를 가다>(하)경쟁력 어디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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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멜버른 시내 중심가에서부터 교외로 차를 타고 20여분을 달리다 보면 넓은 공원과 단층집이 여유있게 들어선 주택가가 시야에 펼쳐진다.

 건물들 사이로 언뜻 봐서는 일반 주택과 구분할 수 없는 자그마한 한 단층 건물의 입구에는 ‘EAN웍스(EAN Works)’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EAN웍스. 바로 이곳이 전자카탈로그 EANnet을 호주의 산업에 보급하고 대중화시키는 데 촉매 역할을 한 전자카탈로그 교육장이다. 

 호주 전자카탈로그 및 바코드 관리기구인 EAN오스트레일리아(대표 마리아 팔라졸로)는 지난 95년부터 이 EAN웍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

 EAN웍스는 EAN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자카탈로그시스템과 공급망관리(SCM)의 활용을 교육하고 소매점과 물류 창고, 제조업체 공장을 축소한 시연장에서 SCM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EAN웍스는 산업과 소비자들에게 생경한 전자카탈로그와 SCM이라는 개념을 실제 산업에 접목해 이해시키는 전도사 역할을 해온 셈이다.

 실제로 EAN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6년간 EAN웍스를 통해 현지 12만7000개 EAN 회원사 뿐 아니라 관련협회, 국가기관, 해외시찰단 등을 교육시켜왔다.

 EAN오스트레일리아의 닐 오스틴 제너럴매니저는 “처음에는 호주 내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자카탈로그와 SCM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EAN웍스 교육사업이 이제는 호주 전자카탈로그의 성공 비결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 참관단들 덕분에 범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AN오스트레일리아는 EAN웍스에 대한 호응이 높자 이듬해인 96년부터는 전국을 순회하며 교육하는 모바일EAN웍스를 추가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에는 교육사업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해 EAN웍스 운영과 업체 방문교육, 연례 콘퍼런스·세미나 개최, 기술과 사례 중심 책자발간 등 전자카탈로그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EAN오스트레일리아는 EAN웍스와 모바일EAN웍스 운영을 위해 매년 18만호주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EAN오스트레일리아 1년 예산의 2% 가량이 꼬박꼬박 교육활동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이다.

 닐 오스틴 제너럴매니저는 “전자카탈로그 도입기에 홍보와 교육 사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처럼 전자카탈로그가 제반 산업으로 저변을 넓히지 못했을 것”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AN웍스가 자리잡기까지는 업계의 호응과 지원 노력도 한 몫했다.

 EAN웍스의 주요 교육프로그램에는 전자카탈로그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유통·제조업체들의 성공 사례가 포함돼 있다.

 이른바 전자카탈로그 선두주자인 이들 업체들은 남보다 전자카탈로그를 앞서 도입하면서 얻은 비결과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소개함으로써 전자카탈로그에 관심있는 업체들과 다른 산업 종사자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었다.

 전자카탈로그 EANnet과 호주 e비즈니스의 성공은 결국 전자카탈로그를 널리 보급시키기 위한 교육 투자와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낸 절묘한 조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