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질병치료 등을 위한 연구와 시술목적으로 일정 조건을 갖춘 인간 배아의 이용이 허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어떤 목적이든 체세포 복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정자·난자의 제공과 채취가 일정기준이나 자격을 갖춘 기관에서만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5일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불임치료 후 남은 배아로 발생학적으로 원시선 형성 이전(수정 후약 14일)의 배아만을 이용대상으로 했고 배아이용은 불임치료법 및 피임기술 개발, 질병치료를 위한 배아줄기세포연구 등으로 범위를 제한했다.
또 배아생산은 인공수태시술기관으로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등록된 의료기관에 한해 임신의 목적으로만 가능하도록 했고 인간의 개체복제 및 인간 동물간 종간 교잡은 인정치 않기로 했다.
복지부는 출생 전 배아나 태아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검사는 유전질환을 진단할 목적으로만 허용했고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유전자 검사를 영리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유전자치료는 유전성 질환, 암, 에이즈 등 중증 질병치료나 대체치료법이 없는 경우로 제한하고 생식세포, 배아, 태아에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유전자 치료 역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보건사회연구원 이의경 연구위원은 “체세포 복제허용 여부가 가장 쟁점이 되는 분야였다”며 “일몰규정을 둬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윤리 여건 변화를 고려해 3년 이내에 허용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올 정기국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