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株 `천당서 지옥으로`

 ‘음반주, 메가톤급 호·악재에 웃고, 울고.’

 음반주들이 대형 호재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거래일수 기준 하루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음반주들은 연예계 금품 비리 수사와 관련, 검찰이 주요 음반기획사의 회계장부와 컴퓨터 자료를 압수했다는 소식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하한가까지 추락한 1만1800원, 대영에이브이와 YBM서울음반도 각각 10.27%, 9.02% 하락한 1만50원, 2320원으로 마감됐다. 음반 기획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플레너스도 8.90% 떨어진 1만3300원으로 마감되며 음반주 하락 분위기에 휩쓸리고 말았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법원이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인 ‘소리바다’에 대한 음반복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에 힘입어 에스엠, 대영, YBM서울 등이 상한가까지 치솟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두가지 소식 모두 기업의 향후 실적 및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대형 재료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검찰 조사라는 악재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리바다에 대한 음반 복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음반업체들에 장기적으로 음반 불법복제에 강력히 대항할 수 있는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해 주었다는 점에서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수천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반 다운로드 사이트를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 또 온라인을 통한 수익모델을 확보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방송사에 대한 검찰 조사의 수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조사가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 연예기획사의 금품 제공에서 부당 주식 제공 및 회계 비리에 대한 조사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회계장부 조작 등 새로운 비리가 나타날 경우 미국에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키고 있는 회계비리 문제와 맞물려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음반주들은 검찰 조사 결과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른 온라인을 이용한 음반 판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를 대체할 해외시장 진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반등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5∼6월 월드컵의 영향으로 침체된 음반 시장이 성수기를 맞는 시점에서 발생한 비리수사 소식은 음반업체의 마케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모델 확보, 검찰 수사 결과 등 불확실한 요인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음반시장 침체 지속으로 인한 실적 악화 및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