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출연연 동남아 연구인력 급증

 동남아 근로자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대학과 정부 출연연에도 동남아 연구개발인력이 대거 몰리고 있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학과 정부 출연연들이 청소년 이공계 기피현상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우수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중국 및 동남아 지역의 연구개발인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최근 2∼3년 300여명의 석박사급 인력이 국내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 필요한 연구인력 공급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BK21의 시행으로 이공계 대학이 경쟁체제에 들어가면서 국내에서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항공대는 몇 년 전부터 동남아 연구인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60여명의 중국 및 동남아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은 지난해 국내 대학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현지에서 대학원생 입학시험을 치러 6명의 베트남 및 인도 학생을 뽑아 각종 연구개발활동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올해도 동남아 현지에서 대학원 입학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올초부터 운영 중인 개도국 R&D아카데미를 통해 30명의 석사급 인력과 박사후과정 20명 등 총 50여명의 동남아 인력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KIST는 동남아 인력의 활용을 통해 기대 이상의 연구수행능력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어 동남아 연구인력을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도 위촉연구원 또는 연수연구원 형식으로 들어와 있는 동남아 인력이 3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광주과학기술원(K-JIST)은 국비유학생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15명의 동남아 유학생에게 1∼2년 정도의 박사후과정을 지원해 부족한 연구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이 같은 연수형식의 연구인력 외에도 전문가 초청사업에 참여하는 동남아 인력도 크게 늘고 있다. 해외두뇌유치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과학재단에 따르면 △고급과학두뇌 초청·활용 지원 △외국인 과학자 코스닥 지원 △아시안 과학기술자 연수 지원 등 3개 사업을 통해 초청한 외국인 수는 올해만 80명에 달한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 연구인력을 수입하면 부족한 연구인력을 보충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다만 이 인력을 단순한 연구보조인력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