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를 만드는 사람들>(11)중진공 목동 포스트BI 노형진 소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 교수, 경영지도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목동포스트비즈니스인큐베이터(BI)에서 벤처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노형진 소장(48).

 그는 기업 활동에 미숙한 초기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기업공개(IPO) 단계까지 이들의 성장을 직접 지원하는 포스트BI서비스를 국내에서 실험하는 몇 안되는 창업보육시설 책임자다.

 “BI 출신이라고 해도 대다수 기업은 안정화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과 후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술개발을 거쳐 시장진입 단계에 도달한 기업에게 특히 경영컨설팅·회계·마케팅 지원은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중진공이 지난해 말부터 운영 중인 서울 목동포스트BI는 전국 각지에 설립된 창업보육센터 졸업 기업 중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이나 창업한 지 2∼5년 된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한 뒤 투자유치·경영 및 컨설 지원을 통해 단시일에 IPO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성장지원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법률·회계·특허 분야는 물론 수출·경영전략·IPO·해외계약 등 세부사항까지 전담하는 전문가 9명은 입주기업의 정기적인 진단과 교육을 맡고 있다.

 “포스트BI센터 입주 공고가 나자 포스트BI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기업들로부터 문의와 신청이 쇄도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엔지니어 출신 CEO들은 자신들에게 부족한 경영기법이나 재무·회계 관련 지식에 대해 조언받기를 원합니다. 이와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위해 필수적인 넉넉하고 저렴한 입주공간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목동센터의 입주기업 선정 과정은 무척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3차에 걸쳐 기술력과 시장가능성·재무투명성에 이르기까지 업체의 성장가능성에 기반을 둔 꼼꼼한 평가가 이뤄진다. 매출규모보다 재무투명성을 강조하는 점은 목동센터의 평가가 성장지원 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결코 겉보기만으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업이 입주한 뒤에도 ‘쓴소리’는 계속된다. 대학에서 MBA과정을 거친 경영지도사 출신 노 소장은 분기마다 자금계획·기술·마케팅·인력계획 등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사항에 관해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투자유치가 어려운 BI 입주업체들이 살 길은 결국 내실있고 번듯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 하반기부터 목동센터는 입주기업들에 국내외 전시회 참가경비를 지원키로 했다. 기업 스스로 전시회나 박람회 참가를 통해 기업 브랜드와 제품을 널리 알리고 실제 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에서다. 특히 올 가을에는 입주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중국 IT투자협력단을 꾸며 수출과 현지 진출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목동센터의 ‘실험’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보육시설의 자립화에 관한 비즈니스모델 수립 부분이다.

 노 소장은 “입주비를 주식으로 내는 것은 센터와 입주기업이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위험·고소득’이란 벤처생태계의 생존법칙을 보육센터의 사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