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입영열차 탈 시간됐는데…"

 “요즘 ××× 프로게이머를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들어요. 군대가야 할 날이 멀지 않았잖아요.”

 한 프로게이머 팬의 말이다. 프로게이머 종합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임요환 선수를 비롯, 이른바 2세대 프로게이머들의 군입대가 임박해오면서 프로게이머 사이에 군입대 문제를 고민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어느 분야든 군대가 ‘제약’을 의미하지만 프로게이머에게는 프로게이머 활동 중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중단은 재기불능과도 일맥상통하다.

 임요환 선수는 “군대에 갔다오면 순발력도 떨어지고 게임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당연히 프로 생활을 못하죠. 그저 군대가기 전에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길 바랄 뿐”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한 살 많은 박효민 선수, 두 살 어린 홍진호 선수도 같은 대답을 했다.

 실제로 1세대 프로게이머 중 군대에 다녀온 후 프로게이머로 계속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임방송의 전형으로 자리잡은 리그전의 해설가로 변신한 사람은 꽤 있다. 김도형·김창선·성상훈 등의 해설가가 그렇다. 그러나 모든 프로게이머가 해설가로 변신할 수 없는 노릇.

 전 프로게이머이자 현재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프로게이머 중 자신의 미래까지 고민하고 챙기는 선수는 손에 꼽기 힘들다”며 “자기 개발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 있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신종 직업으로 떠오른 ‘프로게이머’. 현재 프로게이머들은 직업을 만들어가는 1, 2세대인 만큼 거울로 삼을 수 있는 선배의 발자취가 없다. 대신 군대 문제든, 장래 문제든 후배들이 거울로 삼을 만한 본보기를 남겨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