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상하이 반도체산업>(상)亞 반도체기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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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상하이에 자리잡은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전문업에 SMIC

 6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상도(商道)의 도시 상하이가 아시아 반도체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해안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에 오랫동안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잡아 왔지만, 중국시장을 겨냥해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첨단 하이테크 기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 단순한 하청 공장에 머무르지 않고 IT의 핵심인 반도체 제조기술을 확보, 동북아지역 정보기술(IT) 중추(허브)로 거듭나는 상하이 반도체산업 현장을 가 보았다. 편집자

 

 상하이 홍차우 국제공항에서 도심순환고속도로를 타고 30여분 동안 달리면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황푸(黃浦)강을 만난다. 삐죽삐죽 올라온 높은 빌딩과 아파트 숲으로 이뤄진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 푸서(浦西)지역과는 달리 강 건너편으로는 탁 트인 넓은 평지에 곳곳에 조성된 녹지공원 사이로 건물공사가 한창인 푸둥(浦東) 신산업지구가 펼쳐진다.

 반도체·바이오 분야의 ‘창장 하이테크구’를 비롯, ‘루짜우이 금융무역구’ ‘진차오 수출가공구’ ‘와이가오차오 보세구’ 등 푸둥지역내 5개의 경제구는 상하이를 금융과 무역, 서비스 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부문까지 연결해 중국 경제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상하이에는 현재 루슨트·IBM·알카텔·지멘스 등 세계적인 IT기업을 비롯해 다국적 기업들이 150여개나 진출해 있다. NEC·도시바 등은 중국업체와 협력, 현지 반도체공장을 운영중이다. 인근 쑤저우(蘇州)에는 삼성전자·AMD·히타치 등 반도체업체들의 조립·테스트 공장이 있고 신산업지역으로 급부상중인 중산지역엔 에이서를 비롯, 퀀타·컴팔 등 대만의 PC업체들이 앞다퉈 둥지를 틀고 있다. 약간 떨어진 선전에도 GE·LG전자 등 종합전자업체들도 몰려 있다.

 전세계 IT기업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핵심부품인 반도체업체들도 상하이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이 해외 반도체업체들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가 부가가치세를 3%대로 낮춰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현지에서 반도체를 조달하면 훨씬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물류와 인력, 조세제도 등의 면에서도 상하이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앙 쑤 레이 상하이IC협회(SICA) 회장 겸 화홍그룹 부사장은 “상하이·쑤저우·중산·유장 등으로 이어지는 IT산업단지(클러스터)의 핵심축으로 반도체뿐만 아니라 PC·가전기기의 생산과 조립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상하이가 베이징과 전자산업기지인 선전 등을 제치고 첨단 반도체기지로 급부상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푸둥 창장 하이테크단지를 중심으로 상하이에는 이미 SMIC·GSMC·상하이벨 등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과 화홍·알리·트라이던트 등 100여개에 달하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제2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이들의 목표는 지난해 110억달러에 그쳤던 중국 반도체시장을 2010년에는 세계 제2위로 키우는 것. 현재 10%대에 못미치는 반도체 자급률을 절반 가량만 올려도 13억 인구의 중국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니엘 왕 GSMC 부사장은 “중국이 반도체 후발국임에도 강점을 갖는 것은 막대한 시장에 있다”면서 “지금은 비록 기술이 뒤지지만 IT시장의 중심이 될 중국에 선진기술과 투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로빈 삭스비 ARM 회장 역시 “중국은 이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상하이(중국)=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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