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블 오디오기기에서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 호기를 놓친다면 앞으로 100년 동안은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기기업체와 음반업체가 하루속히 손을 잡고 MP3플레이어(MP3P)를 국가적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업체들이 세계 디지털 포터블 오디오기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우중구 디지탈웨이 사장(40)을 ‘아시아의 별 25인’에 선정했다. 국내 기업가론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사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김정태 국민은행 은행장 등 손꼽는 인물들이 함께 뽑혔다. 한국의 벤처기업이 일본시장에서 쟁쟁한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디지털 포터블 오디오기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지탈웨이는 지난해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 MP3플레이어 시장의 40% 가량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MP3 플레이어 업계의 모임체인 한국포터블오디오협의회(KPAC)의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국내 MP3 플레이어 업체간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을 막아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한때 국내에서만 100개가 넘는 업체들이 MP3플레이어를 생산했습니다. 대부분 적자를 견디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고 살아남은 업체들도 무리한 가격경쟁으로 아직까지 적자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공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공동구매 등 비용절감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협조하고 연구개발이나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면 한국 MP3플레이어 업계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인터넷음악파일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에 대해서도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MP3플레이어업계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음악 불법복제 확산에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한몫했다는 분위기죠. 하지만 이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음악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금지하고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소리바다 폐쇄는 음악의 디지털화를 더욱 촉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의 포부는 MP3플레이어 시장 제패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니의 워크맨을 무찌른 MP3플레이어를 계기로 한국이 디지털 가전의 왕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국이자 MP3플레이어 수출국입니다. 정보가전분야에서는 저장매체를 장악하는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MP3플레이어와 메모리가 힘을 합쳐 세계 정보가전 미디어의 표준을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IT코리아의 신화를 최전선에서 일구고 있는 디지털 CEO 우 사장의 꿈이 어디까지 실현될지 주목된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