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K 2002]하이테크 바다로 여름사냥 가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가면 정보기술(IT)의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인 SEK 2002가 22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25일까지 4일간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10개국 250여개 기업이 참가해 소프트웨어에서 PC, 정보기기까지 IT 산업 각 분야에 걸친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임으로써 한국 컴퓨터·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지평을 활짝 열어 젖힌다.

 올해로 16회째인 SEK 2002 행사에서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코리아네트전시회(KRnet 2002)’와 윈도 플랫폼 기반의 솔루션 전시회로 정평이 높은 ‘윈도윌드전시회(WWE 2002)’가 함께 열려 국내 최고 최대 전시회임을 입증하게 된다.

 SEK 2002를 찾는 관람객들은 무엇보다 신기술의 향연에 흠벅 취하게 된다.

 특히 차세대 IT사업으로 부상한 웹서비스를 향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뜨거운 경주, 손바닥 위로 인터넷을 옮겨놓기 위한 첨단 정보기기업체들의 노력과 결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IT 솔루션의 총아가 웹을 발판삼아 기업 밖으로 외유를 시작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다양한 특별관에서도 이번 전시회의 최대 화두가 웹 서비스임을 느낄 수 있다. 윈도월드관의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은 전시회 슬로건을 ‘생활속의 닷넷(Life with .Net)’으로 삼고 웹서비스 구현 전략인 ‘닷넷(.NET)’ 전파에 나선다. 닷넷은 자바(J2EE) 진영과 함께 세계 웹서비스 헤게모니 다툼의 축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이 닷넷을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바 진영과의 헤게모니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 간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전시관도 △닷넷의 개념을 소개하는 닷넷극장 △게임, 웹, 개발툴, 비주얼베이식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닷넷박물관 △미라, 태블릿PC, PDA, 스마트폰 등을 직접 사용해보는 닷넷카페 △닷넷 서버 제품군을 배치한 닷넷기차 등으로 구성한 닷넷거리(.Net Street)로 꾸민다.

 또한 관람객들은 익스페리언스센터에 들러 마이크로소프트 간판 제품군인 윈도XP, 오피스XP, 비지오2002 등의 데모를 시연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차세대 사업의 한 축인 임베디드 솔루션을 이용한 무선 정보기기 제품군도 쉽사리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KRnet 2002 행사에는 18개 네트워크 전문업체가 자사의 기술력을 뽐낸다. 에스넷시스템과 이오소프트의 부스를 찾아가면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다. 또 시스템베이스·엠아이피텔레콤·하이퍼정보통신 등으로 구성된 음성데이터통합(VoIP) 특별관과 하우텔의 무선랜 체험부스도 쉽사리 지나치기에는 아깝다. 유무선 인터넷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기술발전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40여개 특강과 기술 발표회도 함께 열린다.

 이번에 처음 마련되는 한국굿소프트웨어포럼(KGSF) 특별관에도 발길이 머문다. KGSF 특별관은 전자신문사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공동 주관하는 ‘신소프트웨어 상품대상’ 수상기업들의 경연장이다. 국산 솔루션 기술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해온 케미스를 비롯해 20여개 국내 소프트웨어기업이 각 분야에서 우수 SW 제품의 기준점을 새로 제시했던 제품을 선보인다.

 또 하나의 특별관인 한국소프트웨어벤처관에서는 참신한 벤처업체를 발굴할 수 있다. 이 전시관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산하 소프트웨어지원센터의 30개 IT벤처기업이 참가, 왕성한 벤처정신을 느낄 수 있다. 한국소프트웨어벤처관은 참가기업의 벤처정신만큼이나 품목도 이채롭다. 모바일·게임·보안·교육·의료·제조 등 전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창고관리 자동화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저작도구, PC·PDA를 동기화한 필기인식 소프트웨어, 객실정보화 모바일시스템 등이 주목거리다. 이 중 파라시스의 멀티미디어 저작도구인 ‘플라잉팝콘’은 교육방송(EBS)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시장성을 검증받은 상태다. 따라서 한국소프트웨어벤처관을 찾을 관람객은 벤처기업들의 성장성과 제품의 시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PC·정보기기에 집중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정보기기업체들이 개념적으로 존재하던 차세대 디지털컨버전스 제품, 모바일 기기, PC 등을 전시하기 때문이다. 최근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PDA 분야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처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PDA가 이동통신 무선인터넷서비스와 연계되면서 개인의 전자수첩에서 손바닥 PC로 옷을 갈아입는 추세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다.

 무선인터넷 기능을 내장한 PDA들이 대거 출품돼 모바일족의 시선을 끌어모을 것이다. 삼성전자·싸이버뱅크·두올정보기술·디오텔·스마트솔루션 등 토종기업들이 PDA 신제품을 전시하고 한국HP도 PDA 고객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 태세를 갖췄다. 관련기업들은 SEK 2002를 기점으로 올 하반기에 PDA 마케팅을 활성화할 계획이어서 치열한 홍보전을 예상케 한다.

 올 하반기 PC시장 흐름도 조망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초슬림형 노트북PC인 ‘센스Q’, LGIBM이 고급형 노트북인 ‘씽크패드’, 애플코리아가 개인용 데스크톱 ‘아이맥’과 노트북 ‘아이북’을 선보인다.

 알트코리아가 홈네트워크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고성능 인터넷 응용기기 ‘웹탑’, 에이펙스의 차량용 디지털 카스테레오, 임팩트라의 휴대형 동영상 플레이어 ‘모션아이’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무선인터넷기기로서 이미 대중화에 들어선 휴대폰 분야의 제조기업들도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펼쳐 놓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cdma2000 1x)용 컬러폰과 비동기식 IMT2000 단말기를 대거 출품해 영화관람(VOD), 영상통화, 멀티미디어 메시징 기능을 구현한다.

 글로벌전자·이메이션코리아·지티정보시스템·이강물산·예텍 등의 중소 정보기기업체도 대거 참가해 USB 저장장치, 첨단 무선마우스, 다용도 만능 프린터 등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람객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의 한 축인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미래의 열매를 보여준다. 게임업체들을 비롯해 인터넷 방송기업, 멀티미디어 콘텐츠 도구 제작업체 등이 문화산업의 첨병으로서 포진했다. 무엇보다 국내 1위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차기작 ‘리니지 2’를 이번 전시회에서 일반에게 공개한다. 세계 1위 비디오게임업체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한국지사(SCEK)도 히든카드를 준비중이다.

 SEK 2002 행사장에 가면 21세기 IT산업의 신새벽이 열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