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상하이 반도체산업>(하)산·학·관 `똘똘`…전방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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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반도체산업의 무게중심은 중국으로 옮겨질 것입니다. 중국 정보기술(IT)시장의 급성장세와 미국·일본의 종합반도체회사(IDM)들의 아웃소싱 전략이 중국을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국으로 만들 것입니다. 비록 출발은 늦지만 중국은 다양한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만 정부의 규제를 받는 TSMC·UMC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반도체 일관생산공장(FAB:팹) 공사가 한창인 상하이 푸둥(浦東) 하이테크구에서 만난 쓰웨이 얌 유 GSMC 수석부사장은 “We are here!”를 반복하며 현지 반도체업체로서의 이점을 일일히 설명했다. 내년 1분기나 돼야 상업생산이 가능하겠지만 일본 오키와 미국 SST 등의 지원을 업고 있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IT업체들과의 협력 모색이 활발한 만큼 시장진입이 빨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0.13미크론(1㎛은 100만분의 1m)까지 미세화된 공정기술과 D램,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LCD 구동IC(LDI) 등으로 생산품목을 다양화한 것이 자신들의 장점이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GSMC의 경쟁사로 지난 1분기에 상업생산을 시작한 SMIC의 후안 민 탕 기술이사는 “중국은 현재 1억6500만명이 이동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 인구의 9%에 지나지 않을 만큼 시장성이 높다”면서 “2004년 200㎜ 웨이퍼 월 8만5000장의 가공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지만 이 역시 중국 수요의 5%에도 못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2500명의 직원 중 10여명의 한국인을 포함해 600여명이 해외인력이고 자본금의 70% 이상이 해외자본이라며 ‘글로벌기업’임을 강조하는 후안 이사는 “미국·유럽·일본 등지의 해외업체들과 품질검증작업을 진행중이며 현재 가동중인 전공정 팹1·2와 후공정 팹3에 이어 2004년 이후에는 3개의 신규 팹을 추가해 중국 최대의 수탁생산(파운드리) 전문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를 중국 반도체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최근 푸둥지역의 비즈니스 메카인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중국 반도체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거물급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지 대학 및 반도체기업들이 모여 출범한 상하이반도체협회(SICA)가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상하이 IC산업 개발을 위한 CEO포럼’이 열린 것.  

 이날 모임에는 지앙 쑤 레이 상하이IC협회(SICA) 회장 겸 화홍그룹 부사장, 제임스 송 SMIC 부사장, 밥 수 패러데이차이나 총경리, 탕 푸찬 푸당대학 교수, 창 아오 상하이 시정부 과학기술위원회 부회장을 비롯, 상하이벨·셀레스트리·차이나코어·아기어시스템스차이나 사장 등 현지 반도체업계를 대표하는 60여명의 고위인사가 자리를 같이 했다.

 CEO포럼 회장직을 맡은 탕 푸찬 푸당대 교수는 “상호 정보교류와 정책마련 등을 위해 매번 주제를 정해 정례화된 모임을 갖고 있고 시정부 관계자도 참석한다”고 소개했다. 쑤 씨유파 상하이IC협회 사무총장은 “상하이를 중국 반도체시장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차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 대만·상하이법인을 관장하고 있는 한영철 상무는 “대만에 비해 아직까지 상하이는 수출입통관절차가 복잡하고 정치적 이슈 등으로 불안정하지만 IBM·컴팩·델·HP를 비롯, 에이서·퀀타·컴팔 등 대만 PC기업들도 잇따라 공장을 설립하고 있고 시정부와 기업들의 공격적인 노력이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동북아 반도체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중국)=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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