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훨씬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데다 당초 기대치가 높았던 상반기 경영 실적도 생각만큼 좋지 않아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코스닥 등록 업체 가운데 4∼5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낮고 공모시 들어온 투자 자금도 대부분 사내에 유보된 상태기 때문에 재무구조는 어느 기업 못지 않게 탄탄합니다. 향후 실적을 기반으로 회사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태국을 중심으로 추진중인 동남아 시장 진출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주가도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로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공급해온 두리정보통신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윤성현 이사는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기보다는 견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낮은 데다 외부 차입금도 전혀 없는 상태기 때문에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투자자들로부터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윤 이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사실 두리정보통신은 회사 외형이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홈트레이딩 시스템 솔루션을 집중 공급, 이 분야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쌓아오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는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어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윤 이사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상반기중 30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매출에 경상이익은 8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 매출목표 100억원에 25억원의 순익 달성은 다소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이사는 올해 증권사들이 HTS보다는 백업시스템 구축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 수요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게 올해 매출목표를 하향조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는 현재 회사에서 CFO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 임원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 모증권사의 HTS프로젝트 구축건으로 태국에 거의 상주하다시피하고 있다. 이미 두리정보통신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태국 1위 증권사의 전산 자회사인 TCN온라인과 14억원 규모(105만달러)의 증권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윤 이사는 “현재 태국 현지에서 시스템 개발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며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태국 증권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 아래 태국 현지업체와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의 HTS 기능이나 투자자들의 이용 현황은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습니다. 국내 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데다 국내투자자들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높아 HTS의 국제 경쟁력이 높습니다. 국내에서의 HTS 경험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태국 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태국 시장 진출은 물론 동남아 시장 진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윤 이사의 생각이다. 두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의 증권관련 SI업체인 프로스퍼리티시스템스와도 증권 솔루션 도입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수출 준비를 하고 있다.
두리정보통신은 현재 54억원에 달하는 공모자금을 거의 쓰지 않고 사내에 유보해 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이사는 공모자금을 연구개발과 사업 다각화에 적극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모바일, 웹환경에 맞는 HTS 솔루션과 개발툴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태국 현지법인 설립 등에 투자자금을 쓸 생각입니다. 또 증권사 HTS 공급 경험을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경마·경륜·온라임게임 등의 분야에 진출하고 실시간 솔루션과 보안 솔루션을 결합해 해외 금융권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윤 이사는 이를 위해 우수한 솔루션을 갖고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