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전영주 지음/여름솔 발행
‘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이 책은 일상생활에 묻혀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다가 문득 자기를 밖으로 끌어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주부에게 글쓰기의 기초를 지도하고 전문작가로 입문하는 길을 안내하는 지침서다. 소녀시절, 가슴에 품었던 문학에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책인 셈이다.
특히 이 책은 지은이 전영주 시인의 노하우를 전수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탁상공론에 머물지 않는다. 둘째 아이를 낳고 ‘내 꿈이 무엇이었나’라는 자각에 문학수업을 받고 시인으로 등단한 전영주가 당시의 글짓기 수업을 토대로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글짓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래서일까. 책 여기저기를 넘기다 보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왜 그 일을 하는지 새삼스레 묻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신이 잘 아는 것, 사소한 것, 당신의 실패와 변화에 대해 쓰라’고 말한다. 일상에 묻혀 살아온 사람이 거창한 지식을 갖기는 어렵다. 까다롭고 복잡한 이론체계에 친숙해진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반드시 하찮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 전영주는 본인이 쓰는 글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타인에게는 중요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무의미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생활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어린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청량제가 되기 때문일 게다.
이 책을 디딤돌로 ‘당당한 주부’에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