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 등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의 디지털케이블TV시장 진출이 전략적 제휴대상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눈치보기 장기화로 인해 다소 지연되는 양상이다.
이는 케이블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씨앤엠 등 MSO 등이 독자진출 또는 자신들에 유리한 사업전략을 구상하는데다 일반 SO들 역시 MSO들과 통신사업자들 사이에서 눈치보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신사업자들의 디지털케이블TV시장 진출은 당초 이들이 갖고 있는 풍부한 자금력과 상품기획력, 마케팅능력 때문에 케이블TV와 광대역엔터케인먼트 시장 개척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국내 최대 MSO사업자인 씨앤엠이나 한빛아이앤비는 물론이고 큐릭스·드림시티계열의 BSI 등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국내 케이블TV시장의 디지털화는 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케이블 연합컨소시엄인 KDMC의 최대지분투자를 결정했던 SK텔레콤은 여전히 참여SO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주주로 참여한 24개 SO가 최근 SK텔레콤의 자본유치를 만장일치로 의결하기는 했으나 SO의 실제 참여를 결정하는 증자과정에서는 여전히 이해득실을 따지며 눈치를 보고 있다. KDMC는 19일로 앞당겼던 SO증자일정을 다시 23일까지로 늦추었다.
KDMC관계자는 “최근 일부 주주로부터 납입연기를 요청받고 있으며 참여 여부를 주저하고 있는 현대홈쇼핑 계열의 7개 SO와는 증자일정과는 상관없이 KDMC 참여를 놓고 협의를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3차 SO사업자군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었던 하나로통신의 경우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말부터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SO들로부터 투자계약서를 체결하고 있으나 최근까지 계약으로 이어진 업체는 당초 기대했던 사업자의 절반수준인 13개 SO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의 컨소시엄 구성이 난항을 보인 것은 중계유선사업자군 중 최대 MSO인 중앙유선계열과의 투자협상이 여의치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MSO외에 중견 MSO나 개별 SO들이 최근 통신사업자들의 우산 속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며 “그러나 SO의 여건상 독자적인 디지털 전환이 힘든 상황이어서 결국에는 통신사업자의 투자상황을 지켜본 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