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시장 놓고 스카이웍스-아나디직스 충돌

 ‘수성(守城)이냐, 탈환이냐’

 연간 8000만개에 달하는 국내 이동전화단말기용 전력증폭기(PA:Power Amolifier)시장을 놓고 다국적 통신반도체업체 스카이웍스와 아나디직스간에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용 PA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해 온 커넥선트가 대응 솔루션을 내놓고 한국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는 아나디직스에 맞서 최근 무선통신사업부를 관련업체인 알파인더스트리와 합병, 매머드급 회사인 스카이웍스를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주에는 드와잇 데커 커넥선트 회장(왼쪽)과 데이비드 알드리치 스카이웍스 사장, 리암 그리핀 스카이웍스 부사장 등 합병사 최고경영진들이 총출동해 삼성전자·LG전자 등을 돌며 한국 고객 잡기에 나섰고 바미 바스타미 아나디직스 사장(오른쪽), 케네스 매컬리 아나디직스 부사장도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 ‘역(逆) 비즈니스’를 펼치는 등 양측의 대결은 제품 대결에서 장외·인물 대결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커넥선트와 스카이웍스는 이번 방한기간중 삼성전자와 유럽형이동전화(GSM)용 핵심 칩세트 1000만개 공급 기념행사를 갖는 등 CDMA에 이어 GSM 부문에서도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음을 과시했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해 1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던 한국내 매출을 올해 2억2000만달러로 높여 잡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한국시장에 첫 진출, 1년만에 CDMA용 PA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린 아나디직스는 LG전자·세원텔레콤 등 전략고객과의 공조로 내년에는 커넥선트의 높은 장벽을 허물고 시장점유율을 40%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GSM·범용패킷라디오서비스(GPRS)를 지원하는 ‘파워플렉스’로 이 시장의 선두주자인 RFMD에도 제동을 걸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이에 대해 드와잇 데커 커넥선트 회장은 “알파와의 합병으로 기술 및 라인업을 확충한 만큼 한국시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고 바미 바스타미 아나디직스 사장은 “150㎜ 웨이퍼 최신 공장에 갈륨비소(GaAs) 인듐갈륨인(InGap) 이종접합트랜지스터(HBT) 등 최신공정을 갖춘 만큼 가격 및 품질경쟁력에서 한국시장을 뚫을 자신이 있다”며 한판승부를 다짐했다.

 PA는 이동전화단말기 출력부위에서 변조된 신호를 증폭시켜 기지국까지 송출이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단말기 수요의 20% 이상을 생산하면서 커넥선트·RFMD·히타치·아트멜·아나디직스 등 다국적 통신반도체업체들의 각축장이 돼 왔다.

 양측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