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대작 PC게임인 ‘워크래프트3’의 등장과 온라인게임의 인기상승으로 인해 국내 창작 PC게임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PC게임개발사들이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PC게임의 개발을 통해 불황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써니YNK, 디지털드림스튜디오 등 게임업체들은 국산 PC게임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탱구와 울라숑’ ‘탑블레이드’ ‘기파이터 태랑’ 등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PC게임이 그나마 선전함에 따라 TV·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PC게임을 개발,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개발현황=하반기 들어 출시를 앞둔 애니메이션 기반 PC게임이 상반기의 3배 이상인 대략 10작품 내외로 파악된다. 타프시스템은 하나로통신의 웹애니메이션인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PC게임으로 개발, 10월중 출시할 예정이며 클릭엔터테인먼트는 11월중에 에펙스디지털의 스팟애니메이션인 ‘엄지곰곰지’를 PC게임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화제작인 씨엘코엔터테인먼트의 플래시애니메이션인 ‘마시마로’와 드림픽쳐스21의 풀3D TV애니메이션인 ‘레카’도 각각 이소프트넷과 위자드소프트를 통해 PC게임으로 개발돼 12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밖에 애니메이션업체인 코코엔터프라이즈와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실바니아 페밀리’와 ‘열대펭귄 페닝’의 TV상영에 맞춰 11월과 12월에 PC게임으로 선보일 방침이며, 써니YNK는 내년에 TV를 통해 방영예정인 스튜디오카브의 애니메이션인 ‘스피어즈’의 메인캐릭터인 나롱이를 활용한 ‘나롱이의 모험(가칭)’을 개발, 이르면 12월에 내놓는다. 또 삼성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6탄을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성공 가능성은=애니메이션을 통해 인지도가 확보된 PC게임의 경우 성공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또 TV상영중에 출시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칫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지도만 믿고 기획과 제작과정이 부실할 경우 기대에 턱 없이 부족한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올 5월 TV애니메이션인 ‘큐빅스’의 방영에 맞춰 3개 PC게임 개발사가 내놓았던 게임들의 실판매량은 5000카피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작품의 경우 제작사들이 애니메이션의 TV방영에 맞춰 서둘러 출시하는 과정에서 기획과 제작 등이 부실했던 것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전망=업계는 향후 애니메이션 기반 PC게임의 개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강세로 PC게임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개발사들이 제작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기반 PC게임으로 불황을 극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순수개발 PC게임의 부재로 이어져 자칫 국내 PC게임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