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 단말기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유럽형이동전화(GSM) 로열티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SM 단말기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인 정보기술(IT)업체이 LG전자·팬택·세원텔레콤 등 최근 이 시장에 진출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 로열티 지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최근 3∼4개 GSM 단말기 관련 특허보유업체로부터 로열티 요구를 받고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200만대 이상의 GSM 제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전자는 로열티 협상에 대비 GSM 매출의 10% 가량을 미지급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허보유업체들이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팬택(대표 이성규 http://www.pantech.co.kr)은 최근 에릭슨으로부터 GSM 단말기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받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측은 “공식적으로 GSM 로열티를 요구받은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GSM 로열티를 반영, 향후 팬택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노근창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팬택이 연내 로열티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에 1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로열티를 10% 정도로 가정, 비용처리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팬택은 올해 200만대의 GSM 단말기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GSM시장에 뛰어든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 http://www.sewon-tele.com)은 현재 3∼4개 업체로부터 로열티를 요구받고 있다.
세원텔레콤 관계자는 “GSM 관련 특허보유업체들이 직접 방문하거나 전자우편 등을 통해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며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원텔레콤은 먼저 GSM 단말기사업을 시작한 관계사 맥슨텔레콤과 보조를 맞추며 로열티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GSM 단말기의 로열티가 CDMA 단말기 수준인 매출의 7∼8%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0%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DMA 단말기는 퀄컴이 독점적으로 로열티를 부과하고 있지만 GSM 단말기는 크로스(교환)라이선스를 기본으로 로열티를 협상하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국내 업체들로서는 GSM 단말기에 대한 로열티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